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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신격호 ‘2세 교육’ 무색하게 만든 롯데 ‘왕자의 난’

[마켓파워]신격호 ‘2세 교육’ 무색하게 만든 롯데 ‘왕자의 난’

기사승인 2015. 08.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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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일명 ‘왕자의 난’으로 불리는 롯데그룹의 장·차남간 경영권 분쟁으로 재계가 들썩이는 가운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사진>의 교육과 경영철학에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형제들 간의 경영권 다툼은 예와 덕, 화합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신 총괄회장의 가르침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교육은 한 시기에 그치는 게 아니라 평생을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는 것을 신념으로 삼아왔다. 특히 자녀교육은 평생을 가르쳐야 하며 아주 어렸을 때부터 시작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녀들은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부모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익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풍이 중요하다”고 말해왔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확실하게 구분해 놓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신 총괄회장의 교육철학도 돈 앞에서는 오간 데 없었다. 두 아들의 롯데판 ‘왕자의 난’이 세간의 입방아에 오른 이유다.

1차 왕자의 난은 지난 1월에 일어났다. 한국과 일본에 회사를 두고 있는 롯데그룹에서 한국에 있는 회사를 총괄하던 차남 신동빈 한국롯데 회장이 일본롯데 부회장이었던 형 신동주 전 부회장을 물러나게 한 사건이다.

반년이 지나 이번에는 형이 2차 왕자의 난을 일으켰다.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과 함께 신 회장 측 인사들인 일본 롯데홀딩스 임원들에 대한 해임을 시도한 것이다.

잠시 권력을 잡은 듯했지만 하루 만에 동생에게 진압당하는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졌다. 신 회장이 다음날 오전 정식 이사회를 열어 신 총괄회장 퇴임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다.

과거 신 총괄회장의 일본 사무실엔 소가 밭을 갈고 있는 그림 한 폭이 걸려있었다. 그는 그 그림을 바라보며 ‘우보천리’의 교훈을 되새기곤 했다고 한다. 백 마디의 말보다 한 번의 실천을 더 중시했고, 화려한 외면보다는 튼튼한 내실을 생활신조로 여기며 90여 년의 세월을 살아왔다.

하지만 지금은 두 아들의 경영권 승계 다툼에 회사를 창업한 지 67년 만에 아들의 손에 강제 퇴진당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그가 일군 롯데그룹도 재계 5위 그룹의 위상이 흔들리며 치명타를 입었다.

경영권을 둘러싼 오너 일가의 가족 간 대결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일본 롯데홀딩스는 지난달 31일 주주총회 소집 안내장을 주주들에게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장기업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19%를 가진 최대주주인 만큼 주총에서 형제간 표 대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표 대결에서 승리하는 쪽이 일본은 물론 한국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차지하게 돼 이번 사태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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