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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성추행’ 서울교육청 감사팀…‘내부분쟁’

‘고교 성추행’ 서울교육청 감사팀…‘내부분쟁’

기사승인 2015. 08. 0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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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공립 고등학교 교사들의 연쇄 성추행·성희롱 사건 관련, 서울시 교육청 감사관실에 외부 전문가로 특채된 변호사 출신 감사관과 교육청에 오랜 기간 근무해온 감사관실 일부 직원들 간 갈등이 불거졌다.

2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교육청의 K감사관은 지난달 26일 오후 2시부터 4명의 피해 여교사들과 4시간가량 면담을 했다.

감사관은 면담에 앞서 이 사안을 조사 중인 감사팀원 2명에게 배석할 것을 지시했지만 이들은 감사관이 점심에 술을 마시고 조사하려고 해 이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K감사관은 “면담을 하기에 앞서 개인적인 점심 자리에서 막걸리 서너잔을 마신 사실은 있다”며 “지나고 보니 마시지 않았다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취한 상태도 아니었고 해당 여교사들에게도 사전에 정중히 양해를 구하고 나서 면담을 정상적으로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개방형 직위 공개모집을 통해 지난 6월 임용된 감사관을 감사관실 직원들이 길들이려고 하는 과정에서 지시를 거부해 갈등이 빚어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K감사관이 남자 교사들의 여교사와 여학생에 대한 연쇄 성추행 사건을 맡은 감사팀에 시민감사관을 포함하라고 지시하자 관행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감사팀이 거부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취지에서 학부모 등 일반시민 공모로 위촉된 20여명의 ‘청렴시민감사관’을 두고 학교와 교육행정기관의 감사업무에 투입해오고 있다.

감사관은 뚜렷한 이유없이 피해여교사 면담에 배석을 거부한 팀원 2명에 대해 경위서를 요구했지만 제출하지 않았으며 교육청은 내부 갈등이 외부로 노출된 것에 난감해하고 있다.

학교장을 포함한 남자 교사 5명의 여교사와 여학생에 대한 성추행과 성희롱, 교장의 축소·은폐 의혹이라는 초유의 사안에 대해 특별감사를 벌이는 와중에 감사관실의 내홍이 빚어져 조사 동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교육청 고위 관계자는 “감사관과 직원들의 얘기를 모두 들어보고 업무 지시와 처리, 지시 이행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교장은 지난해 2월 남자 교사의 여교사 성추행 사건이 처음 발생했을 때 제대로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고 사안을 축소·은폐하려 한 정황이 드러나 교육청에 의해 직무 유기로 경찰에 고발됐다.

또 같은 학교 여교사를 상대로 회식 자리 등지에서 성추행과 성희롱을 각각 한 차례 이상씩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해당 학교장은 성추행과 성희롱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성명을 내고 “철저한 수사결과 사실로 밝혀진다면 전체 교육자의 명예를 실추시킨 책임을 물어 일벌백계해야 한다”며 “학교장은 ‘양심을 걸고 성추행하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하소연하는 만큼 철저한 진상 규명이 이뤄져아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청은 이 학교의 연쇄 성추행·희롱 사건과 관련해 감사가 시작된 이후 학교장을 포함해 4명의 교사를 직위해제하고 경찰에 형사 고발했다.

여학생을 상대로 연쇄 성추행을 저지른 1명의 남자교사는 참다 못한 학부모가 지난 2월 경찰에 고발해 현재 사건이 검찰에 송치돼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언어적 성폭력 피해자까지 합치면 피해 학생과 교사가 100여 명이 훌쩍 뛰어넘자 교육청 학생인권센터에 특별종합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또 교육청은 피해 교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교육청 교권보호지원센터를 통해 상담과 심리치료를 지원할 계획이다.

조 교육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추가 피해 사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집중조사를 하고 있다”며 “특별 감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강력한 조처를 하고, 원인을 파악해 특단의 예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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