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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물산, 상사도 ‘순자산가치’ 평가… 엘리엇과 2차전 대비?

[단독]삼성물산, 상사도 ‘순자산가치’ 평가… 엘리엇과 2차전 대비?

기사승인 2015. 08.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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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이어 지난달 외부기관에 의뢰
자회사들 대상 현금흐름할인법 적용
합병 발표 이후 가치평가 '이례적'
두 회사간 '합병 시너지' 따져볼 듯
엘리엇 추가 소송 가능성 대비 해석도
삼성물산-주요-주주-현황
지난달 17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삼성물산-제일모직 관련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이 발언을 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사진 = 송의주 기자.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건설부문에 이어 ‘순자산가치’를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발표 이후 진행하는 것으로, 통상 합병 발표 전 이 같은 가치 평가(valuation)를 마무리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삼성물산 3대주주인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엘리엇)와의 분쟁이 재점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엘리엇은 양사 합병 비율에 삼성물산의 순자산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합병에 거세게 반대했었다. 지난달 17일 양사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통과됐으나 엘리엇의 추가 소송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합병 발표 이후 가치 평가는 ‘이례적’

4일 삼성물산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지난달 말 외부기관에 의뢰해 해외 자회사 등을 대상으로 가치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가치평가 방식 중 현금흐름할인법(Discounted Cash Flow method·DCF)이 적용됐다는 업계의 전언이다.

DCF란 미래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삼성물산의 순자산가치를 평가하는 게 이 회사의 계획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지난 6월부터 또 다른 외부기관이 가치 평가를 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서로 다른 외부기관이 각각 상사, 건설 부문을 맡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추진 작업의 일환으로 자산가치 평가를 하고 있다”며 “이번 작업이 언제 마무리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 자회사를 중심으로 가치 평가를 하는 데는 상사 부문의 경우 해외 자회사가 많기 때문이다. 해당 상사 기업이 보유한 해외 자회사의 지분가치 등을 평가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삼성물산의 해외 자회사 및 관계사는 7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가치평가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 보통 합병 비율 산정 또는 재검토를 위해 합병 발표 전에 가치평가를 마무리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발표는 지난 5월 말이지만, 가치 평가는 적어도 발표 보름 뒤인 6월 중순부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회계업계 관계자는 “합병 발표 이후 가치 평가를 하게 되면 보통 비공식으로 진행한다”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따라 상사와 건설 부문의 사업 시너지 효과를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차원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엘리엇과 2차전 대비?

오는 9월 예정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법인(뉴 삼성물산) 출범 전이나 그 이후에도 엘리엇이 추가적으로 문제제기할 것으로 보고 삼성이 대비에 나선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엘리엇은 결국 패하긴 했지만, 삼성물산의 순자산가치가 저평가됐다며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가처분소송을 낸 바 있다. 주가로 산정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은 1대0.35다. 엘리엇은 지난달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가결된 직후 “합병안이 승인돼 실망스럽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향후 소송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엘리엇은 뉴삼성물산 출범 전 또는 후에 △주주총회 결의 무효 소송 △대표이사 해임안 제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의결권 위임에 대한 법적 소송 등을 통해 문제제기할 것으로 재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은 공신력 있는 외부기관이 평가한 삼성물산의 순자산 가치를 통해 향후 엘리엇의 공세에 대비하려는 것이란 분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자체적으로 순자산 가치를 평가해 엘리엇 주장대로 순자산가치를 따져도 이번 합병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것 아니겠냐”며 “이에 따라 주주들에 이번 가치평가 결과를 공개할 가능성도 있는데 그만큼 삼성이 이번의 합병 타당성을 자신한다는 의미”라고 관측했다.

한편 뉴 삼성물산 출범시 핵심 자회사로 편입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지난달부터 가치평가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주주사인 제일모직이 의뢰함에 따라 외부기관이 해당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용어설명 = 순자산(자본총액)이란 자산총계에서 부채를 뺀 금액으로 순자산 가치가 높으려면 부채 대비 ‘자산’이 많아야 한다. 유동 자산으로는 현금성자산이 있으며 비유동자산은 건물 같은 고정자산과 특허권 같은 무형 자산 등을 포함하고 있다. 엘리엇이 주장하는 순자산가치란 이른바 장부상 금액이라 하는 재무상태표(Balance sheet)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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