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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묵묵부답’ 금호산업 채권단에 속터지는 미래에셋

[기자의눈]‘묵묵부답’ 금호산업 채권단에 속터지는 미래에셋

기사승인 2015. 08.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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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섭
이후섭 경제부 기자
“정작 자신들이 원하는 매각가는 제시하지 않은 채 우리가 제시한 가격을 가지고 비싸니 뭐니 말들만 많아 답답할 노릇이다”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소통의 부재로 인해 속을 끓이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사모펀드인 미래에셋삼호유한회사는 금호산업 지분 8.5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미래에셋은 금호산업 매각가로 주당 5만9000원, 총 1조218억원을 제시했고 거품가격 논란으로 집중포화를 맞았다.

사실 미래에셋이 1조원대의 가격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최대주주로서 자신들이 받길 원하는 가격을 제시했을 뿐이다. 미래에셋은 채권단 각자가 원하는 매각가를 제시하고, 내부 조율을 거쳐 적정 매각가 밴드를 구성해 협상에 임하길 원하고 있다. 그래야만 협상의 핵심인 매각가 조율에 숨통이 트여 협상이 수월하게 이뤄지지 않겠냐는 입장이고, 이를 수차례 금호산업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에 전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미래에셋 외에 채권단에 속하는 55개사 중 어느 누구도 매각가를 제시하지 않았고, 결국 채권단은 이 가격을 가지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2차례의 협상을 벌였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산업은행은 부랴부랴 채권단에 각자 원하는 매각가를 제시하라고 전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수시로 박 회장측과 접촉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각자 원하는 매각가를 전달받아 조율을 통해 협상을 진행해나갈 것이며, 중간중간 채권단과의 협의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을 주도해야 할 산업은행은 그간 방관자적 행보를 보여왔다. 우리은행·국민은행·농협·대우증권 등 다른 채권단들도 서로 눈치를 보면서 자칫 매각가를 두고 쏟아질 여론의 비판에 몸을 사려왔다.

협상은 최종 매각가격이 제시된 날로부터 한 달내에 박 회장이 인수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결국 채권단이 제시하는 매각가격이 결정돼야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이제라도 채권단의 뜻을 하나로 모아 더 이상의 논란거리 없이 파는자·사는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협상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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