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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리부트⑪]올드보이 귀환·여성인재 발탁…위기때마다 빛난 MK의 ‘용인술’

[현대차리부트⑪]올드보이 귀환·여성인재 발탁…위기때마다 빛난 MK의 ‘용인술’

기사승인 2015. 08.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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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떠난 사람도 내 식구
②국경 넘은 인사 영입
③여성임원 매년 늘어
현대차-여성-임원-추이
‘사람이 인재다’라는 말이 있다. 즉 좋은 사람을 옆에 두고 잘 쓰는 것이야말로 리더가 갖춰야할 덕목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학벌·지연·성별에 얽매이지 않고 철저히 능력 위주로 인재를 등용하고 있다. 또한 그룹 내 전무급 이상의 임원들 100여명의 인사를 직접 챙길 정도로 사람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단칼에 내치다가 필요하면 언제든 불러들이는’ 인사로 유명하다. 최근 중국시장에서의 실적 악화로 중국법인 수장을 대거 교체하면서 그 과정에서 노재만 전 베이징현대차 총경리를 상근고문으로 복귀시켰다. 그의 인재기용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외 판매 부진 등으로 현대차의 위기설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정 회장은 든든한 인재들을 바탕으로 대내외적인 위기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모두가 깜짝 놀란 혁신적인 외국인 인사 영입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폭스바겐그룹의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 출신 루크 동커볼케를 피터 슈라이어의 후임으로 영입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현기차가 지금처럼 놀라운 성장을 거둔 중심에는 슈라이어 디자인 총괄 사장이 있었다. 2006년 정의선 부회장의 삼고초려 끝에 기아차로 영입된 그는 2013년부터 현대차 디자인까지 총괄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현재의 현기차 디자인을 완성했다.

특히 슈라이어 사장이 주도한 기아차 ‘K시리즈’는 기아차의 가치를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국내외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대표 모델인 K5의 경우 세련된 디자인으로 중형차 소비 연령대를 2030세대로 끌어내리며 2010년 출시된 이후 지난해까지 130만대 이상 팔렸다.

현대차가 영입할 예정인 루크 동커볼케는 1992년부터 폭스바겐그룹의 스코다, 아우디, 람보르기니, 세아트의 디자이너를 거쳐 2012년부터 벤틀리 디자인을 총괄했다. 현대차는 공식적으로 동커볼케 영입 여부에 대한 확인을 거부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그의 영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고성능차에 필요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4월 BMW 고성능 버전인 M의 기술 책임자인 비어만을 연구개발 부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필요할 땐 언제든지 불러들인다…중국통 노장의 귀환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은 8만4168대로 불과 4개월 만에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중국에 진출한 이래 최대 고비를 맞이했다.

이에 정 회장은 중국시장 전략과 현지 생산을 총괄하던 임원을 교체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진출 초기부터 10여 년간 사업 확장에 큰 역할을 담당했던 노 상근고문을 복귀시켰다. 향후 중국전략담당인 담도굉 부사장과 함께 현대차 중국 사업 부활을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 상근고문은 대만계 화교 출신으로 정 회장과 소년 시절 처음 만나 안지 60년이 넘었을 정도로 인연이 깊다. 2002년부터 베이징현대차에서 근무하며 총경리까지 올라 현대차의 중국 내 위상을 정립하는 데 공헌한 인물로 2011년 현대차를 떠났지만 정 회장은 중국 시장에 밝은 그를 다시 불러들였다.

◇꾸준한 여성임원의 수 증가

현대차그룹은 2010년부터 여성 임원에 대한 승진인사를 단행해왔다. 2010년 2명에 불과했던 여성 임원의 수는 2011년 4명, 2012년 5명, 2013·2014년 6명, 올해 9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남성 인력이 주를 이뤄온 현대차그룹이 최근 여성 임원을 꾸준히 발탁해온 것은 성별보다는 철저히 성과와 향후 성장 잠재력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룹 전체 임원 1000여 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지난 26일 기준 김원옥 현대엔지니어링 상무, 이소영 현대캐피탈 이사대우, 이정원 현대캐피탈 이사대우, 최명화 현대차 상무, 조미진 현대차 상무, 김효린 현대차 이사대우, 이주연 현대캐피탈 이사대우, 조경희 현대카드 이사대우, 이미영 현대카드 상무 등 9명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남성의 수에 비해 여성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다는 지적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자동차 업종상 여성진출비율이 낮지만 최근 여성 고객이 늘어나고 섬세한 마케팅 기법이 요구되면서 여성 인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중간 관리자층을 두껍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능력 있는 외부인사를 영입하는데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이 자주 드나들면 직원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능력 있는 여성 중간간부를 양성해 최종적으로는 현대차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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