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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중국에서 ‘퍄오제(누님)’로 불리는 박 대통령

[기자의눈] 중국에서 ‘퍄오제(누님)’로 불리는 박 대통령

기사승인 2015. 08. 2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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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압박속 중국 열병식 참석 “매우 의미있는 큰 결정”
동북아 외교 한국 주도권…미·중 사이서 ‘베어링 역할론’
기자의눈 사진
최태범 정치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3일 열리는 중국 전승절 열병식 행사에 참석하기로 일정을 공식 확정했다.

이에 중국 누리꾼들은 박 대통령을 ‘퍄오제(朴姐·박근혜 누님)’로 부르며 열렬히 반기고 있다.

이 호칭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애칭인 ‘시다다(習大大·시진핑 아저씨)’에 빗댄 말이다. 박 대통령도 이런 애칭을 얻게 된 데에는 그동안 그가 중국에 기울여온 노력 때문일 것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한 이후 중국을 3차례 방문했고 5차례의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 열병식 참관으로 중국 내 이미지가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열병식에서 톈안먼 광장 성루 맨 앞줄의 시 주석 옆자리에 앉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으로 그 자리는 북한이 차지했다.

이는 과거 ‘혈맹’으로 불렸던 북·중관계에 비해 현 시점에서는 한·중관계가 더 굳건하다고 볼 수 있는 증거다. 실제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만났을 때 서로 ‘라오펑요우(老朋友·오랜친구)’라는 표현을 쓸 정도다.

또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은 동북아 외교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갖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어 더욱 의미가 크다.

중국 스융밍(時永明) 국제문제연구원 부연구원은 27일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과 관련, 미국과 일본이 ‘무언의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진정한 독립국 이미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미국이 동북아 패권유지를 위해 한·미·일 동맹을 강화하고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부추기는 한편, 한국에는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용서하라고 종용하고 중국 열병식 불참도 사실상 압박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의미가 매우 큰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특히 열병식 전날 진행될 박 대통령과 시 주석간 정상회담에 기대감이 커진다.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경제협력 강화는 물론, 북핵문제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국의 ‘현상유지’ 기조를 넘어서는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지 기대된다.

물론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의 이면에는 외교적 부담과 과제도 상당하다.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과 일본은 이 행사에 불참을 결정했고, 박 대통령의 참석에도 껄끄러운 반응을 보여왔다.

미국이 박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고는 했지만 10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중 사이에 끼어있는 한국의 외교적 딜레마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박 대통령의 ‘의미 있는 결정’은 한국과 미·중간 딜레마가 아닌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이를 위한 후속 외교 전략에 대한 철저한 고민이 필요하다.

미·중 사이의 이해관계를 한국이 원활히 중재할 수 있는 ‘베어링(Bearing·물체간 마찰을 줄이는 축받침대)’ 역할을 할 수 있게 됐을 때 북핵 해결도 가능해질 것이다. 이 때 비로소 한·미간 ‘대북 압박’과 중국을 지렛대로 활용한 ‘대북 대화’가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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