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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CJ제일제당 질긴 악연… 이번엔 라이신 전쟁?

대상, CJ제일제당 질긴 악연… 이번엔 라이신 전쟁?

기사승인 2015. 08. 3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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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의 라이벌인 CJ제일제당과 대상 사이의 악연이 사료용 아미노산인 라이신으로 재점화될지 주목된다. 과거 라이신 핵심기술 유출 문제로 다소 껄끄러운 상황에 놓여 있던 데다 식품 부문에 걸쳐 맞수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상은 최근 중견 화학제조업체 백광산업으로부터 총 인수금 1207억원에 라이신 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올 상반기 대상그룹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늘어난 1조2868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580억원으로 23% 감소했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은 옛 사업을 되찾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짠 것으로 보인다.

대상은 1973년 국내에서 라이신 산업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 하지만 1998년 IMF 외환위기 사태가 터지자 정부의 적극적인 외자 유치 방침과 부채 비율 축소를 위해 당시 연매출 2100억원에 달하던 알짜사업인 라이신 부문을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에 6억달러(당시 9000억원)를 받고 팔았다.

이후 바스프는 대상의 공장 생산설비와 기술 등을 모두 넘겨받았지만 사료 시장 공급 과잉으로 적자를 거듭했다. 이에 2007년 11월 국내 수처리·식품첨가제 제조업체인 백광산업에 라이신 사업 부문을 헐값인 250억원에 팔아넘겼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백광산업이 대상그룹 임창욱 회장의 매형인 김종의 회장이 이끄는 회사라는 점이다.

백광산업은 과거 CJ 기술 유출사건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부 K씨가 2008년 11월부터 2009년 5월까지 CJ제일제당의 바이오제품 생산 현황과 제조원가·영업전략을 비롯해 생산설비와 공정현황·수율 등 각종 정보 9000여건을 빼내 이 가운데 일부를 백광산업의 S씨에 넘긴 혐의로 둘 다 불구속 입건됐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과 아지노모도·GBT 등 글로벌 플레이어 3사가 시장 점유율 1% 안팎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라이신 기술이 국내경쟁사로 유출된 것이다. 당시 대상그룹은 라이신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 만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거론됐지만, 이번에 백광산업을 인수하면서 식품업계에서는 ‘질긴 악연’이 또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대상과 CJ제일제당의 대립은 60여년 전부터 시작됐다. 두 회사는 1950년대 설립 초기부터 조미료에 집중했다. 1960년대 ‘미원’으로 조미료 시장을 장악한 대상에 맞서 CJ제일제당이 ‘미풍’으로 경쟁을 시작했으며, 이후에도 두 회사는 조미료인 감치미와 다시다로 맞붙었다. 이외에도 김치는 물론 장류와 건강식품 등 대부분의 식품 부문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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