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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회사가 어려울 때 협력하는 노조가 진짜 좋은 노조

[사설] 회사가 어려울 때 협력하는 노조가 진짜 좋은 노조

기사승인 2015. 08. 3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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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대기업 노조가 잇따라 파업에 돌입하거나 파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와 좋은 근무여건에서 일하는 대기업 노조의 파업은 비정규직이나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입장에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임에 틀림없다. 해당 기업이나 기업을 사랑하는 국민들이 볼 때도 대기업 노조의 파업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당장 먹고 살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기득권을 챙기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파업출정식을 갖고 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은 2013년까지만 해도 19년 연속 무파업을 기록한 기업이었다. 노사협력 모범 사업장이었다. 이런 회사가 2014년에 4차례 파업을 했고 올해도 파업을 하고 있다. 연속 무파업 20년이라는 대기록을 앞에 두고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무파업 신화를 쓸 수도 있었는데 노사 모두에게 지울 수 없는 오점이 되고 말았다. 노조집행부의 성격에 따라 노조활동이 이렇게 달라진다.

사측은 경기침체 등으로 경영이 어렵다며 임금동결을 들고 나왔다. 노조는 그러나 회사가 어려운 것은 경영을 잘 못했기 때문이라고 맞서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에 사상 최대인 1조9000여억원의 적자를 냈다. 7분기 연속 적자다. 조선경기 침체가 대규모 적자의 주된 원인이었다. 경영을 잘 했는지, 노사 간의 협력이 원만했는지는 제3자가 알 수 없지만 조선업계 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금호타이어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가 5년 만에 졸업했다. 워크아웃 기간에도 4차례 전면파업, 5차례 부분 파업을 했다. 워크아웃 졸업 직후에도 부분파업을 이어오다 지난 17일부터는 전면파업에 나섰다. 임금피크제 등이 큰 현안이지만 워크아웃을 막 벗어난 회사가 또 파업을 하는 것이다. 노사가 힘을 합쳐도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데 파업을 하고 있으니 회사가 걱정이다. 회사의 경영은 더 어려워진다고 봐야 한다.

대기업 노조는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에 비하면 축복받은 근로자들이다. 임금, 복지, 근무여건이 월등하다. 그런데도 여기저기서 파업이다. 파업은 회사 매출을 줄이고, 중소 하청업체 근로자를 어렵게 할 뿐이다. 정부의 노동개혁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대기업 노조는 자신들의 이득도 중요하지만 하청업체와 국민경제까지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더 이상 ‘귀족 노조’ ‘기득권 챙기기’ ‘노조 이기주의’라는 따가운 비판을 들어서는 안 된다. 노조활동의 근간은 회사라는 것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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