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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의 글로벌 경영, ‘중국’ 수렁에 휘청

[마켓파워]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의 글로벌 경영, ‘중국’ 수렁에 휘청

기사승인 2015. 08.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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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저가 타이어 공습에 실적부진 지속...중국 매출 2년새 32.5%↓
중국시장 성장 정체 및 토종 기업 견제에 중국 3개공장 생산실적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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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취임 이래 주력해온 글로벌 역량 확대가 중국산 저가 타이어의 공습에 삐걱대고 있다. 중국지역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013년에 비해 30% 넘게 급감했으며, 유럽지역 매출액도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특히 중국의 경우 시장 성장세 둔화와 토종 기업들의 견제로 인해 3개 공장의 생산실적 또한 크게 줄어들었다.

글로벌 실적 부진으로 인해 15~16%를 유지해오던 영업이익률이 올해 2분기 12%대로 떨어진 가운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던 임금 협상이 노조 집행부의 전원 사퇴로 무기한 연기되면서 한국타이어는 노조 설립 53년 만에 첫 파업 위기에 놓였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중국지역 매출액은 2013년 상반기 6310억원에서 지난해 5490억원을 거쳐 올해 4260억원으로 2년 새 32.5% 급감했다. 유럽지역의 경우에도 2013년 9650억원에서 올해 8890억원으로 7.9% 줄어들었다.

중국과 유럽지역 매출이 감소하면서 내수 판매를 제외한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매출액도 2013년 상반기 2조9750억원에서 올해 2조5144억원으로 15.5%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액 중 글로벌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83.8%에서 80.9%로 감소했다.

북미 지역은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19.5% 증가하며 호조세를 보였는데, 이는 미국 정부의 중국산 타이어 반덤핑 관세 부과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분석된다. 반덤핑 관세 부과와 더불어 원화약세 등의 요인으로 북미시장 매출호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수출 길을 잃은 중국산 저가 타이어의 공세가 중국 및 유럽 등 타 지역에서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글로벌 판매 부진은 수익성 악화로 직결됐다.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서도 최상위권을 자랑하던 15~16%의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13.7%로 떨어진데 이어 2분기 12.4%를 기록하며 2012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12%대로 주저앉았다.

국내 타이어업계 1위로 군림해온 한국타이어는 그간 정체기에 접어든 내수시장을 대신해 신흥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해외 생산시설 건립에 앞장서는 등 글로벌화에 힘써왔다. 특히 2012년 지금의 자리에 오른 조 사장은 취임 이후 줄곧 글로벌 역량 강화에 집중해왔다.

조 사장은 2020년까지 한국타이어를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으며 메르세데스 벤츠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초고성능 타이어(UHPT)를 납품하는 등 글로벌 기업 이미지 제고에 힘써왔다. 또 미국·중국·인도네시아·헝가리 등 4곳의 해외공장 신설과 증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공장의 기획부터 착공까지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산 저가 타이어의 공세가 심화되고, 엔화 및 유로화 약세를 등에 업은 일본·유럽 등 선진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국타이어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조 사장의 글로벌 역량 확대 정책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국내 공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는 중국 3개 공장의 생산실적은 2013년 상반기 7013억원에서 올해 5545억원으로 20.9% 감소했다. 95.6%에 이르던 충칭 공장의 평균가동률은 올해 77.9%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 이르자 한국타이어는 그간 고집해오던 ‘가격이 곧 브랜드 가치’라던 고가정책을 접고 중저가 브랜드 ‘라우펜’을 출시해 중국산 저가 타이어에 대응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멀티 브랜드 전략으로 라우펜을 출시해 중국지역에 적극적으로 확산해 나가고 있으며, 유통 강화에 신경쓰고 있다”며 “충칭 공장의 경우 올해 상반기 제2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초기에 일시적으로 가동률이 줄어든 것일 뿐 큰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실적 개선에 갈 길 바쁜 한국타이어는 임금 협상 타결마저 불투명해지면서 조 사장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 한국타이어 노사는 27일 실질임금을 8.84% 인상하는 내용의 임금협상안에 합의했지만 28일 노조 집행부가 전원 사퇴 의사를 표명하면서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가 취소됐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노조 상황에 따라서 대응 전략을 갖춰 나갈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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