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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수은의 한수… 윈윈이냐, 동반몰락이냐

[기자의 눈]수은의 한수… 윈윈이냐, 동반몰락이냐

기사승인 2015. 09.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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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 정상화를 위해 삼성중공업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이로써 건전성에 비상이 걸렸던 한국수출입은행의 공적자금 회수는 첫 발을 내딛게 됐다.

주채권 은행인 수은은 올해 5월에만 성동조선에 3000억원을 지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영난에 처한 성동조선에 수은이 투입한 공적자금은 1조5000여억원에 달했지만, 지속되는 조선업의 부진으로 수은은 정상화는커녕 추가적인 여신 제공을 걱정할 처지였다.

앞서 수은이 건설·플랜트, 조선해양 등 취약 산업에 지원한 금액은 21조6000억원(6월 기준)에 달한다. 당분간 이들 업종의 전망은 밝지 않아 공적자금 회수의 길은 요원해보인다. 수은의 6월말 BIS비율은 10.01%로 시중은행 평균 14.85%를 크게 밑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의 경우도 2.04%로 시중은행의 1.56%보다 높다.

상황이 이러니 수은은 이들 부실기업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찾아 나섰다. 전날 이덕훈 수은 행장이 경남 거제도에 달려가 경영협력협약서에 서명을 받아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앞서 성동조선의 경우 민간조선사에 위탁경영을 맡기는 방안이 추진된 바 있다. 전문성을 지닌 동종업체에 경영을 맡겨 정상화시기를 앞당기겠다는 판단이다. 다만 성동조선을 품을 만한 기업들도 업황부진으로 휘청거리고 있어 위탁경영 추진은 답보상태를 보였다.

수은과 삼성중공업과의 경영협력은 양측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은은 성동조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마리를 찾은 셈이고, 삼성중공업은 성동조선의 대형 야드를 무상으로 사용하면서 선종의 포트폴리오를 넓힐 수 있게 됐다. 중소형 선박은 성동조선 야드를 이용하고, 대형선박은 삼성중공업의 야드에서 다룬다면 그만큼 경비를 절감할 수 있다. 또 향후 성동조선과의 인수합병(M&A)에도 유리한 고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수은의 결정이 윈-윈이라는 절묘한 한수가 될지, 조선업의 동반몰락으로 귀결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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