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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섭 서울 중부경찰서장, “역사를 잊은 조직 미래 없다”

김성섭 서울 중부경찰서장, “역사를 잊은 조직 미래 없다”

기사승인 2015. 09. 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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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섭 서울 중부경찰서장
김성섭 서울 중부경찰서장(사진)은 2일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듯이 역사를 잊은 조직도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 순경출신 부부 총경으로 유명한 김 서장은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소한 관내의 역사에 대해 알고 공부해야 조직이 발전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서장의 부인 구본숙 총경은 충북 단경경찰서장으로 재임 중이다.

부부경찰에 대해서는 “한 조직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보니 서로를 이해하고, 필요할 땐 업무적으로 많은 도움이 된다”며 “특히 공감과 소통분야에서는 효과가 크다”고 애정을 과시했다.

김 서장은 남다른 역사의식과 △동대문관광특구 질서유지△다양한 피해자 맞춤형 치료 프로그램 운영 △‘두 바퀴 순찰차’ 등을 통해 주민과의 공감·소통치안을 펼치고 있다.

다음은 김 서장과의 일문일답.

- 동대문관광특구 주변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데.
“동대문관광특구 주변은 대한민국 패션·디자인 일번지인데 무질서가 심각했다. 그래서 무단횡단·불법 주·정차 등 교통단속을 강화하고 짝퉁판매를 불리 뽑기 위해 경찰력을 집중했다. 그 결과 지난해 대비 교통단속 건수가 98% 증가했고, 짝퉁상품 판매 일당을 검거해 시가 166억원 상당의 제품도 압수했다. 덕분에 지금은 짝퉁이 대부분 사라지고, 교통도 원활해져 패션·디자인 일번지에 걸맞는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 경찰의 역할이 피해자 보호와 치유까지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범죄 피해자들은 상처를 입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피해자들이 받은 상처를 해소하는데 문화를 접목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경찰청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예술치유를 담은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지난달 11일부터 ‘미술치유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게 됐다”

- 어떤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지.
“주로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왕따도 있고 괴롭힘을 많이 당하다보니 생활이 위축되고, 자폐증세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처음 아이들을 접했을 때 정수기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말도 안했다. 그래서 교육장소도 경찰서가 아닌 치안센터로 옮기고, 간식을 주면서 이야기하는 등 노력했더니 이제는 아이들이 마음을 열더라”

- 피해자 지원센터도 같은 맥락으로 운영하나.
“그렇다. 성·가정·학교폭력 피해자들은 경찰서에 오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이 부분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상담사 2명을 위촉해 경찰서를 찾기 전 초기 상담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 역사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역사는 현재이고 미래라는 말이 있듯이 역사를 모르는 조직은 발전이 없다고 생각한다. ‘서중경(서울 중부경찰서)의 역사산책’ 프로그램을 만들어 일주일에 한 번씩 A4용지 한 장 분량으로 관내 명소에 대한 역사와 지명의 유래 등을 직원들에게 알려준다. 특히 순찰을 돌때나 탐문수사를 할 때 주민들을 만나게 되는데, 지명 속에 숨은 역사를 알려주는 등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면 수사가 부드럽게 되고 속도도 빨라진다”

- 부부경찰로서 장점이 있다면
“여담이지만, 같은 조직에서 일하다보니 수당 같은 것 한 번도 빼 돌리지 못할 정도로 조신하게 살고 있다. 집사람이 단양경찰서장으로 재직 중인데, 시골에서 이장단 회의를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난 도시에 맞게 통장단 회의를 했는데, 주민과의 공감과 소통이 정말 잘 되더라. 덕분에 주민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치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신임 순경들이 오면 항상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라고 말한다. 지금의 충성은 각 직급에서 맡은바 직분에 충실하고 사고 치지 않는 것이 충성이고 효도는 부모님 속 썩이지 않는 것이 큰 효도다. 추가로 누군가 해야 된다면 내가 한다는 자세, 또 언젠가 해야 된다면 지금 하는 자세로 경찰에 임해주기를 바란다”

대담 = 박용준 사건팀장
정리 = 신종명·허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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