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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침몰위기 조선사에 임금 올려달라는 노조

[기자의눈]침몰위기 조선사에 임금 올려달라는 노조

기사승인 2015. 09.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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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중화학팀
조선업계가 자산을 매각하고 조직을 통폐합하는 등 경영정상화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임금을 올려 달라며 공동 파업을 결의했다. 극단적 선택을 한 노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조선사 노조들의 연합인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오는 9일 4시간씩의 공동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2분기 사상 최악의 적자를 본 조선사들의 임금동결 호소에 ‘경영진이 경영을 못해서 발생한 부실을 왜 우리가 떠안아야 하냐’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파업은 현대중공업 노조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현대중공업 노조는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에게 현금 또는 상품권 등 답례금까지 지급키로 했다.

조선사들은 입이 바싹바싹 마른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7월말 실적발표후 임원 10여명의 사직서를 수리했고 부장급 1300명 희망퇴직 및 권고사직에 들어갔다. 임원 연봉도 최대 50% 삭감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도 올해 초 희망퇴직을 통해 과장급 직원 1500명을 내보냈고 임원도 30%나 줄였다. 삼성중공업도 최근 일부 임원들에게 정리해고 방침을 통보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조선업계는 조직을 줄이고 자산 매각까지 나섰다.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다 꺼내 놓겠다는 의지다. 대우조선은 해양사업부와 선박사업부를 통합해 조직규모를 30%나 줄일 계획이다. 청계천 사옥을 비롯한 골프장 등 4000억원 규모의 자산도 다 팔기로 했다. 현대중공업도 해양사업부와 플랜트사업부의 통합, 조선계열사 영업조직 통합 등 자구책을 내놓고 추진 중이다.

조선사들이 처절한 생존 사투를 벌이는 상황에서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노조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조선업계의 침몰은 한국경제까지 뒤흔들 수 있어 이번 파업 결의에는 정치권까지 관심을 기울이면서 크게 이슈가 되고 있다. 경제 뿐 아니라 한국사회까지 뒤흔들고 있는 셈이다.

비판적 여론이 들끓으며 이런 위기에서 노사가 함께 배를 탔다는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임금 인상을 외치다 같이 침몰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보다는 임금을 깎아서라도 회사 정상화에 나서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들이다.

투쟁보다 ‘회사를 살리는 게 먼저’라는 현장근로자들의 협조 속에 조선업계가 벼랑 끝 위기에서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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