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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조현준 사장, 올해 300억원 주식담보대출, 용처는?

[마켓파워]조현준 사장, 올해 300억원 주식담보대출, 용처는?

기사승인 2015. 09.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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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사장
조현준 효성 사장<사진>이 자사 주식을 추가 담보로 설정해 올해 들어서만 300억원대의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 안정화를 위한 효성 지분 매입에 자금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 최근 광폭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조 사장이 신사업 추진에도 일부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관측된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조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효성 주식 중 질권 설정된 주식은 전년 대비 37만219주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주식담보대출이 담보 가치의 50~60%인 점을 감안할 때 조 사장이 확보한 금액은 250억~3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총 9개 금융사와의 주식 담보 대출 계약 중 2개사와의 계약은 만기 연장에 따른 것이며, 추가 대출(4개사), 신규 대출(2개사) 등에 따라 추가 담보 설정됐다.

조 사장은 지난 2013년 12월 효성 주식 50만주를 부산은행에 처음 담보로 맡긴 이후 계속해서 대출 규모를 늘리고 있다. 지난달 7일 기준으로는 전체 보유주식 중 84.67%(347만9088주)가 질권 설정돼있는 상황이다. 당일 종가(12만2000원) 기준 주식 가치만 4244억원에 달하며, 대출금은 2000억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경영권 안정화와 신사업 활로 모색에 직면한 조 사장이 자금 조달이 시급해지자 대출 규모를 늘린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대주주 일가의 지배력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승계가 이뤄질 경우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자금으로 효성 주식을 매입에 몰두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조 사장은 올해 들어서만 30만5309주를 매입했다. 이는 218억원 규모로, 현재 지분율은 11.70%다.

조 사장은 2013년 차남 조현문씨가 보유 주식을 기관에 매도한 후 회사를 떠나자 경영권 안정화 차원에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당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6.06%로 줄었지만 최근 3년간 지속적인 주식 매입으로 지분율은 34%까지 늘어났다.

이 중 일부 자금은 신사업 추진에 쓰인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지난 26일 스포츠 마케팅 사업을 맡고 있는 IB월드와이드의 유상증자에 참여, 31억원을 출자했다. 이 회사는 SM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가 결합된 스포테인먼트(Sportainment) 시장을 적극 개척할 계획이다.

또 지난 2월 조 사장은 LG家 오너 3세인 구본호씨와 공동으로 신규 IT사업에 4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후 게임업체 액션스퀘어 주식 5.21%(120억원 상당)를 매입하며 신규 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일각에서는 최근 빨라진 주식 매입 속도와 대출 규모로 보아 경영권 승계 작업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효성 측은 안정화 차원일 뿐이라며 일축하고 있는 모습이다. 효성 관계자는 “경영권 승계 작업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개인적인 용도로 주식 담보 대출을 받고 있기 때문에 사용처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주식을 담보로 현금을 마련해 지배권 강화에 나서는 대주주들이 많지만 80%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현재 화학업계의 호조로 효성의 주가가 높아졌지만, 만약 주가가 담보권 설정 이하로 떨어질 경우 금융권의 반대매매도 무시할 수 없는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조석래 회장과 조현상 부사장도 각각 보유주식 중 60.25%, 91.70% 가량이 담보로 설정돼 있는 상황이다. 조 회장의 경우 국세청 세무 조사로 부과받은 추징금 4700억원을 완납하는 데 자금을 쓴 것으로 보인다. 조 부사장 역시 일부 자금을 효성 주식 매입에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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