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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것’만 한다던 박용만 수익에 주력

‘큰 것’만 한다던 박용만 수익에 주력

기사승인 2015. 09.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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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실적악화, 소상공인 상생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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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면세점 진출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소비자 사업을 정리해오던 기존 행보와는 어울리지 않는 결정이라는 평가다. 업계는 두산의 면세점 진출이 주력계열사들의 저조한 경영실적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은 면세점 진출로 ‘수익성 확보’라는 실익 외에도 ‘소상공인과의 상생’이라는 명분도 확보할 수 있다. 박 회장이 반드시 관철시켜야 하는 숙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룹의 매출 90% 이상을 차지하는 ‘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엔진·두산건설’의 상반기 매출은 8조2283억원, 영업이익은 3809억원을 기록했다.<그래프 참조> 매출액은 전년 대비 6.10%, 영업이익은 21.7%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전년대비 적자 전환한 1140억원을 기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 두산엔진과 두산건설도 물량 인도 및 대형 프로젝트 지연 등으로 발목이 잡혔다. 두산건설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2.3%나 줄면서 당기순손실이 이어졌다.

신규 수주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꼽히지만 그럼에도 해외사업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해 두산그룹 16개 계열사 해외 매출은 8조3392억원으로 전년보다 10.3%(8610억원) 감소했다.

안정적으로 꾸준히 수익을 확실히 낼 수 있는 사업이 절실한 시점이다.

두산그룹이 면세점 카드를 제시한 것도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2일 두산은 면세점 사업 진출을 위해 서울 시내 면세점 운영 특허를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운영 특허를 따게 되면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두타) 쇼핑몰에 면세점을 둘 계획이다.

면세점 진출의 중심에 있는 두타는 동대문을 대표하는 복합쇼핑몰로 연 700만명의 외국인이 방문하는 관광 명소다. 두타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 360억원, 영업이익 175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18% 증가했다. 비중공업 계열사(오리콤·두산베어스 등) 중에서도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두산은 OB맥주·버거킹·두산동아·KFC 등의 소비재 사업을 버리고 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두산건설 등을 중심으로 한 변신을 완료했다. 최근에는 주택용 연료전지 업체와 건물용 연료전지 업체를 인수해 연료전지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면세점 진출이 ‘중후장대’를 모토로 실시한 구조조정과 전혀 다른 행보임에도 두산이 욕심을 내고 있는 것은 ‘실익’과 ‘명분’ 모두를 취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만약 두산이 사업권을 따내 면세점을 두타에 유치한다면 수익 향상은 물론, 동대문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이미지까지 얻을 수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두산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다면 자체사업 실적은 양적·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면세점 진출이 두타 말고는 다른 계열사와 특별한 시너지를 내기 힘들다”는 점을 들어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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