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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난민 밀입국, 천만원대 ‘전세기’도 등장...세살배기 난민 ‘빙산의 일각’

‘돈 되는’ 난민 밀입국, 천만원대 ‘전세기’도 등장...세살배기 난민 ‘빙산의 일각’

기사승인 2015. 09. 0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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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난민 사태를 겪으면서 난민 밀입국을 알선해주는 범죄가 마약 밀수보다도 규모가 큰 거대 산업으로 성장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유럽 경찰기구인 유로폴 관계자를 인용해 “과거에 마약을 밀수하던 사람들이 이제 난민 밀입국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난민의 수가 증가하는 속도만큼 범죄도 함께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난민들을 유럽연합(EU) 국가로 밀입국시키는 ‘사업’이 마약과 무기 불법거래보다 더 큰 규모로 성장했다며 “난민 밀입국 산업 규모가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는 요한나 미클-라이트너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의 말을 인용했다.


난민 밀입국 조직은 그리스에만 200개에 달하며, 불가리아, 헝가리, 마케도니아, 루마니아, 세르비아 등 발칸 국가 전역에도 널리 퍼져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국경 인근 고속도로의 버려진 냉동트럭 안에서 시리아 난민 시신 71구가 발견된 사건은 이들 밀입국 브로커들의 잔학성을 뚜렷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빈에서는 아프간 난민 24명을 빼곡히 채운 차량이 적발돼 질식사 직전의 난민들이 구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러한 사건들이 브로커들에 의한 수많은 난민 참사 중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고 말한다.


스웨덴 경찰 관계자는 WP에 “오스트리아 트럭 사건과 같은 일은 매일, 매 시간 일어난다”고 말했다.


롭 웨인라이트 유로폴 청장도 최근 아일랜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규모의 난민 밀입국 조직에 3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연루돼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들 조직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다양하다.


전세기로 터키 이스탄불에서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직행하는 1인당 1만 달러(1191만원)짜리 루트가 있는 가하면 낡은 배 갑판 아래에 몸을 의탁해 지중해를 건너는 비교적 저렴한 루트도 있다. 


WP에 따르면 리비아에서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가는 데에는 900달러에서 4000달러까지, 터키에서 그리스 섬까지는 1000달러에서 2000달러까지 들며, 세르비아에서 헝가리와 오스트리아까지 1000달러 이상을 내고 택시로 이동할 수 있다.


이들 조직은 시리아나 아프가니스탄에 현지 모집책을 두기도 하고, 페이스북 등에 공공연하게 아랍어 광고를 올려 직접 난민들을 모집하기도 한다.


그러나 난민들이 브로커에게 적지 않은 돈을 준 후에도 유럽행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운이 따라야 한다. 


지중해나 에게해 해상 등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기도 하지만, 애초에 사기 목적으로 난민들에게 접근하는 조직도 많다.


서유럽행 열차를 기다리는 난민 수천 명이 진을 치고 있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켈레티 역에도 브로커 조직들이 은밀히 몰려들었다.


일부 브로커들은 오스트리아 국경까지 태워다준다며 돈을 받고는 창도 없는 차에 난민을 태운 후 부다페스트 외곽을 몇 바퀴 돌아 국경검문소처럼 생긴 쇼핑몰 입구에 내려주는 경우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강도로 돌변해 가진 돈을 몽땅 빼앗고 외딴 곳에 버려두기도 한다.


유엔난민기구(UNHCR)의 멜리사 플레밍 대변인은 “지금까지 브로커들은 많은 난민들을 죽이고도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난민의 수도, 브로커들의 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다국적범죄 관련 전문가는 NYT에 “난민들의 유럽행이 더욱 어려워진 만큼 난민들이 내야 하는 비용과 밀입국 브로커들에 대한 수요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일 터키 휴양지 바닷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기 아일란 쿠르디의 죽음은 전세계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아일란 쿠르디는 이날 가족과 함께 터키 해안을 떠나 유럽으로 가려다 뒤집힌 배에 탔던 5살짜리 형 리틀 갈리프, 그리고 엄마와 함께 변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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