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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돌아와 세살배기 아들과 아내 묻은 쿠르디 아버지 “난민 밀입국자 활개치지 않기를” 가짜 구명조끼 받아

시리아 돌아와 세살배기 아들과 아내 묻은 쿠르디 아버지 “난민 밀입국자 활개치지 않기를” 가짜 구명조끼 받아

기사승인 2015. 09. 0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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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해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세살배기 시리아 난민 꼬마 아일란 쿠르디의 장례가 치러진 후, 아일란의 아버지와 고모 등 가족들은 또 다른 비극을 막기 위해 난민 밀입국업자들을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일란의 아버지 압둘라 쿠르디는 4일(현지시간) 고향인 시리아 코바니로 돌아가 아일란을 포함해 두 아들, 아내의 장례식을 치렀다.

캐나다 CTV에 따르면 아일란의 고모인 티마 쿠르디는 이날 CTV와의 인터뷰에서 꼬마의 아버지 압둘라의 희망은 탐욕스러운 난민 밀입국업자들이 더는 활개치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압둘라는 아일란의 고모이자 자신의 누이인 티마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런 비극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밀입국업자들이 난민들을 위험한 여정으로 내모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고 캐나다에 사는 티마가 전했다.

압둘라는 또 아내와 아이들을 묻어 가슴이 미어지지만, 아이들의 죽음이 세상에 경종을 울렸다는 점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고 티마는 덧붙였다.

“밀입국업자들을 막아야 한다”는 쿠르디 가족의 발언은 터키 언론들이 아일란을 죽음으로 내몬 밀입국업자 4명을 체포했다고 밝힌 이후 나왔다.

티마는 밀입국 업자에게 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압둘라에게 5000달러(약 595만원)를 보냈다고 밝히면서, “내가 잘못했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쿠르디 가족은 다른 난민들 여러 명과 함께 밀입국업자에게 성인 1인당 1200유로(약 159만원)를 주고 작은 배에 올랐다가 에게해에서 배가 전복돼 안타까운 비극을 맞게 됐다. 이들이 입었던 구명조끼는 가짜였다.

이미 EU(유럽연합)는 난민 밀입국을 막고자 적극적 행동에 나서고 있다.

EU는 지중해에 해군을 동원, 지중해 상 난민 참사를 가져오는 주범인 밀입국 조직에 대한 정찰에만 그치지 않고 밀입국 선박 나포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EU의 노력에도 현재 밀입국을 알선해주는 범죄는 마약 밀수보다도 규모가 큰 거대 산업으로 성장했다. 난민 밀입국업자들의 시장은 연간 10억유로(1조3천억원) 규모에 이른다.

유럽 언론인과 통계학자, 전산학자들이 만든 프로젝트그룹 ‘이주민 파일(The Migrant Files)’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증명서 없이 유럽으로 불법입국한 난민 120만명은 난민 브로커들에게 160억 유로(약 21조원)를 갈취당했다.

난민 밀입국 조직은 그리스에만 200개에 달하며, 불가리아, 헝가리, 마케도니아, 루마니아, 세르비아 등 발칸 국가 전역에도 널리 퍼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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