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현대차, 아반떼로 잡은 기회 파업으로 날리나

현대차, 아반떼로 잡은 기회 파업으로 날리나

기사승인 2015. 09. 11.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신형 아반떼
양웅철 부회장(오른쪽)과 곽진 부사장이 신형 아반떼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가 압도적 찬성 속에 가결되면서 사측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가 최근 출시한 아반떼는 과거 노조 파업의 여파로 최대 1만5000여대가량의 출고 적체를 겪은 바 있어 파업이 가시화될 경우 신차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0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 회사 노조는 9일 전체 조합원 4만8585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4만3476명(투표율 89.48%)이 투표에 참여해 전체 조합원 대비 77.94%인 3만3887명이 파업에 찬성했다.

이번에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하면 4년 연속 파업이다. 노조는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1994년과 2009년~2011년 등 총 4번을 제외하고 매년 파업을 강행했다.

파업에 따른 매출 손실도 천문학적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파업에 따른 생산 중지로 4만2200대가 넘는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9100억원의 매출 손실을 봤다. 2013년에는 1조225억원(5만191대), 2012년에는 1조7048억원(8만2088대)의 피해를 입었다.

현대차는 올해 공격적으로 풀체인지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9일에는 신형 아반떼의 공식 출시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를 통해 판매량 상승은 물론 수입차로 돌아선 고객들까지 불러모을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아반떼 출시일과 같은 날 현대차 노조의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되면서 신차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아반떼는 1990년 1세대 모델 출시 후 지난해 10월 국내 단일 차종 중 최초로 전 세계 누적 판매 1000만대 돌파라는 기록을 달성한 현대차의 대표 모델이다. 지금까지 국내시장에서 약 268만대, 해외 180여개국에서 약 806만대가 판매됐다.

전체 판매 물량 중 60%가 넘는 670여만대가 국내에서 생산될 만큼 국내 생산 의존도가 높은 차종이기도 하다. 때문에 국내 공장의 파업으로 인해 생산이 중단될 경우 심각한 출고 적체에 빠질 수 있다. 실제로 아반떼는 과거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중단으로 적게는 2000여대에서 많게는 1만5000여대까지 출고 적체를 겪었다.

매년 반복되는 노사갈등으로 기업 이미지 실추와 함께 고객들의 외면을 살 수 있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쟁업체의 선전으로 내수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현대차 입장에서 이번 파업여부는 매우 중요한 고비”라며 “현대차 노사는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판매량 저하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노조의 결렬 선언으로 중단됐던 교섭을 10일 재개했다. 파업 투표가 가결되긴 했지만 내수와 수출위기 등 자동차 업계가 처한 위기 상황을 감안하면 노조가 파업을 단행할지는 미지수다. 파업하더라도 전면파업이 아닌 2∼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