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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검열 중단하라” 원로예술인들이 거리로 나선 까닭은?

“예술 검열 중단하라” 원로예술인들이 거리로 나선 까닭은?

기사승인 2015. 09. 2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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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회의·연극협회 등 "문화예술위 지원 과정·결과 공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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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계 편파 지원 논란과 관련해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예술가의 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예술 검열 중단하라. 예술의 자유 보장하라. 예술 탄압 거부한다.”

원로예술인들이 거리로 나섰다. 문인·연극인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화예술위)의 예술계 편파 지원 논란과 관련해 이같이 구호를 외쳤다.

한국작가회의·서울연극협회·문화연대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예술가의 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우영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은 “예술은 기본이 비판이다. 체제 안에 있는 것은 예술이 아니다”며 “권력과 정치적 검열의 잣대로 예술을 막는다면 이런 시위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 사무총장은 “표현의 자유는 문화상징국의 표상”이라고 강조했다.

박장렬 서울연극협회 회장은 “서울연극제 극장 폐관 사태부터 검열 사태까지 2015년은 연극 역사상 가장 ‘참극의 해’로 기록될 해”라며 “작품의 검열이라는 칼을 가지고 연극인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 끝까지 뭉쳐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희 문화연대 대표는 “70년대부터 싸워왔는데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며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예술위는 자성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은 지난 11일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문화예술위가 문학 장르별 우수작품 100편에 1000만원씩 지원하는 ‘아르코문학창작기금’ 대상 심사 과정에서 희곡 분야 1순위였던 이윤택 작가의 ‘꽃을 바치는 시간’이 중도 탈락했고, 여기에 문화예술위의 외압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극 부문 창작산실지원사업에서 심의를 통과한 박근형 연출가의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를 지원대상에서 제외시키라고 심의위원들을 압박하고 박 연출가에게 포기를 종용했다고 밝혔다.

이 작가는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연설 했고, 박 연출가는 이전 작품에서 현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날 모인 원로예술인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문화예술위는 예고된 일정과 지원규모를 원칙도 없이 운영했을 뿐만 아니라, 심사과정과 그 결과마저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며 “엄정한 심사와 공정하고 합리적인 절차를 통해 이뤄져야 할 공공지원이 밀실의 야합처럼 처리되고 발표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치적 외압에 따라 좌충우돌하며 무리하게 심의 결과를 조정했다는 의혹은 문화예술위가 공공기관으로서의 신뢰를 완전히 포기했다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또한 이들은 “창작산실지원 분야의 박근형, 문예창작기금 분야의 이윤택, 다원창작예술지원 분야의 ‘안산순례길’이 정치적 이유로 심사에서 배제됐다는 심사위원의 증언이 나왔다”며 “들통 난 게 세 작품일 뿐, 예술지원과정 전체에 정치적 검열이 작용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은 “현 대통령과 그 부친인 박정희에 대한 부정적 언급, 대선 당시 반대편 후보 지지연설, 심지어 세월호를 언급했다는 것이 이유가 됐다 하니 그 시대착오성과 후진성에 할 말이 없을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문화예술위는 문화예술지원의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의혹을 해명하라”면서 “파행적 사업운영의 책임자를 문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서울연극협회는 이 사태와 관련해 연극인 166명이 함께 한 ‘예술인 탄압을 통탄하는 원로·중견 연극인들의 성명서’를 21일 발표한 바 있다. 한국작가회의도 ‘문화예술에 대한 정치적 검열을 중단하고 예술지원사업의 공공성을 회복하라’는 성명서를 14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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