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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강렬한 카리스마, 현대차 ‘올 뉴 투싼’ 타보니

[시승기]강렬한 카리스마, 현대차 ‘올 뉴 투싼’ 타보니

기사승인 2015. 09. 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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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싼시승_1
현대자동차 관계자가 길 가장자리에 서 있던 투싼을 가리키며 ‘우리 투싼이네요’라고 외쳤다. 길에는 쏘나타도 있었고 K5도 있었다. 스포티지도 막 옆을 지나가던 참이었지만 굳이 투싼을 가리키며 ‘우리’ 투싼이라고 했다. 고개를 돌려 그의 얼굴을 보니 마치 공부 잘하는 아들 자랑에 들뜬 아빠인 양 표정에 은근한 자부심이 서려 있었다.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지만 더 예뻐하는 손가락은 분명히 있다. 왜 예뻐할 수밖에 없는지, 얼마나 예쁜지 궁금해져 올 뉴 투싼 1.7 모델을 타봤다. 지난달 24일부터 닷새간 서울~포항~광양~서울의 약 960㎞ 구간을 달려봤다.

외관을 꼼꼼히 둘러볼 새도 없이 운전석에 올라탔다. 성능이 궁금했다. 서둘러 시동버튼을 눌렀다. 은근한 디젤 특유의 진동이 시트를 통해 전해졌다. 최대 141마력에 달하는 힘이 그대로 느껴졌다. 얼른 차를 몰아 도로로 나갔다.

이 차는 일반·에코·스포츠의 3가지 주행모드를 지원한다. 일단은 에코모드로 주행을 시작했다. 조금 답답한 느낌이다. 연비를 위해 정차 중에는 엔진이 자동으로 꺼지는데 출발할 때 밟는 만큼 튀어나가는 맛이 없었다.

‘의외로 싱겁다’는 생각도 잠깐, 일반모드와 스포츠모드로 바꾸자 답답한 느낌은 온데간데없어졌다. 이미 차는 시내를 빠져나와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마침 한산한 교통상황 덕에 망설임 없이 엑셀을 밟아댔다. 변속은 과연 현대차답게 부드러웠다. 한차례의 불편함도 느낄 새 없이 7단까지 올라갔다. 어느 새 시속 140㎞을 넘어 160㎞까지 올라갔다. 조금은 요란한 엔진음이 듬직하게 느껴졌다. 바람 가르는 소리는 생각보다 작았다.

높은 시트에서 내려다보이는 전방시야가 좋았다. 큰 사이드미러 덕에 편안하게 뒤를 확인할 수 있었다. 브레이크 성능도 나쁘지 않았고 코너에서의 안정감도 좋았다. 하지만 SUV가 다 그렇듯 장거리 운전에서의 피로감은 상당한 편이었다. 단단한 시트를 타고 올라오는 잔진동이 허리에 무리를 주는지 몸을 한번씩 비틀 때면 척추를 따라 ‘우드득’ 소리가 났다.

중간 기착지인 포항에 도착해서야 차의 외관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차에서 내려 한바퀴 쓱 돌며 외관을 훑어봤다. 높이는 높고 앞뒤는 짧아 앙증맞은 맛이 있었다. 머리는 크고 각져 남성미를 풍기는데 눈매는 날카롭게 살아있었다. 거대한 육각형 그릴은 호두깍이 인형의 턱을 닮았다. 엉덩이도 한껏 치솟아 강렬한 이미지를 풍기는데 손가락으로 살짝 잡아당긴 양 날렵한 한줄기 선이 한가운데 입체감을 더한다. 섬세한 멋이 돋보였다.

시승 기간 연비는 17.0㎞/ℓ(공인연비 15.6㎞/ℓ)를 기록했다. 주유는 딱 한 번, 5만원 어치를 했는데 결국 반납할 때까지 절반도 채 못 썼다. 가격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2340만~2550만원이다.

이 차를 몰고 거의 1000㎞를 달리고 나서야 ‘우리 투싼’이라고 말하는 현대차 관계자의 목소리와 표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사고 싶은 차다. 현재 SUV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꼭 이 차를 체험해보길 강력히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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