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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뿌리 32년 조선인민혁명군, 존재 않았다

북한군 뿌리 32년 조선인민혁명군, 존재 않았다

기사승인 2015. 09.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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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오른 '붉은기 이어달리기' 참가 조선인민군 군인들
‘조국해방 70주년’을 맞아 진행되고 있는 ‘붉은기 이어달리기’에 참가한 조선인민군 군인들이 지난 8월 2일 백두산에 올랐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광복 70년, 창간 10주년 특별기획
종북의 뿌리 ‘김일성 바로 알기’ 17편


북한 당국이 청산리 대첩, 봉오동 전투 등 우리 민족의 항일무장투쟁역사를 모두 지워버리고 김일성만을 유일한 항일무장투쟁혁명가로 날조하는 거짓말에는 기본 토대가 되는 4가지 핵심이 있다.

△첫째, 김일성이 조선인민혁명군을 이끌고 동남 만주에서 10만여회 전투를 백전백승하여 1945년 8·15에 조국을 해방시켰다.
△둘째, 그 10만여회 전투의 대표적 승리가 보천보 전투다.
△셋째, 조국광복회를 조직하여 수십만 회원이 조국 광복의 첨병이 되게 했다.
△네째, 영생불멸의 주체사상을 창안하여 그 깃발 아래 자주자력의 혁명노선을 영도해왔다.


이 4가지 중 김일성을 유일최고의 무장혁명가로 조작하는 대목이 첫째와 둘째다. 그런데 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역사가 완전히 날조다. 보천보 전투도 마찬가지다.(보천보전투는 본 시리즈 1편 ‘조작된 신화 보천보 전투’ 참조)

북한은 김일성이 1932년 4월 5일 조직한 조선인민혁명군이 1948년 2월 8일 창설된 북한의 무력인 조선인민군의 전신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즉 조선인민군의 기원을 1932년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 조선인민혁명군이 일제를 상대로 10만여회 이상 전투를 벌여 8·15 해방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때문에 조선인민군은 항일빨치산의 군대이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한 항일빨치산 부대가 만든 국가라는 등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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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1848년 2월 8일 창건된 조선인민군의 전신이 1932년 4월 25일 김일성이 만든 조선인민혁명군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김일성 창건 조선인민혁명군, 실제 존재치 않아

그런데 실제로는 조선인민혁명군이라고 하는 조선인 공산주의자의 무장부대는 그 조직과 인솔자가 누구이든 간에 1930년대와 1940년대의 만주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1930년대에 한인 공산주의자들은 ‘일국 일당(一國一黨)’ 원칙에 따라 모두 중국 공산당 만주성위원회 각급 조직에 통합되어 있었다. 한인들의 독자적인 조직은 있을 수 없었다.

있었다면 그것은 모스크바에 있는 국제코민테른의 원칙을 위반하는 무리였다. 국제코민테른과 중국 공산당이 이를 용서하지 않았다. 한인공산주의자들이 무장활동을 하려면 중국공산당 만주성위원회의 무장조직인 동북인민혁명군에 가입해야 했다. 사실 많은 한인들이 이렇게 활동했다.

북한에서는 1930년부터 18세 김일성(1912년생)이 조선공산당 창건 사업에 나섰다고 날조하고 있다. 그리고 이 해부터 김일성이 조국의 해방과 공산주의 혁명을 위한 무장투쟁을 시작한 것으로 되어 있다. 물론 이것도 1952년 최초로 김일성의 경력을 공식발표할 때는 없던 이야기다.

북한은 1952년 처음 김일성 경력을 발표할 때는 1931년 ‘9·18 만주사변’(일제의 만주 무력 점령) 직후에 반일유격대를 조직하여 무장투쟁에 나섰다고 했다. 그런데 1968년부터는 한 해 앞당겨서 1930년 여름부터 한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통현(伊通縣) 고유수(孤楡樹)에서 발족한 조선혁명군이 바로 그것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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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조선인민혁명군이라는 존재하지 않았던 부대를 만들어낸 까닭은 조선인민군의 역사와 연결하기 위해서이다.
◇이종락 부대를 김일성 조선인민혁명군으로 위조

물론 이것도 거짓말이다. 이통현 고유수에 분명히 조선혁명군이라는 부대가 있기는 있었다. 이종락(李鍾洛) 부대가 그것이다. 국민부의 무장부대가 1929년 12월에 조선혁명군으로 개편되면서 이종락도 자동적으로 조선혁명군 소대장이 되었다. 그러나 국민부는 공산주의 단체가 아니라 민족주의 단체였다. 1920년대 후반 만주에서 참의부,정의부,신민부 등 민족주의 계열의 세 독립운동단체가 통합된 것이었다.

물론 이종락은 1930년 이후 공산주의로 전향했다. 그는 1930년 8월 이후 민족주의 단체인 국민부 타도와 공산주의 혁명 투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동시에 이종락은 자신의 부대를 조선혁명군 길강지휘부(吉江指指揮部)라 개칭했다. 그 때 김일성은 이 부대 대원이었다.

이 부대는 1931년 초에 이종락과 그 간부들이 체포되면서 와해되고 대원들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런 사실을 가지고 김일성은 이종락도 아닌 자신이, ‘조선혁명군길강지휘부’도 아닌 ‘조선혁명군’을 조직했다고 위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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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조선인민혁명군 선전 자료, 1940년 8월 10일 만주 돈화현 소할바령에서 진행된 조선인민혁명군 군정간부회의에서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가 조선인민혁명군 간부들에게 보고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
‘종북의 뿌리, 김일성 바로알기’ 시리즈를 통해 여러번 언급했지만 김일성의 경력은 주로 자기의 상관 경력을 도용한 것이 대부분이다. 또 그냥 도용하는 것이 아니라 과장하고 미화하고 변조해서 도용한다. 이중 삼중으로 위조하는 수법이다.

김일성이 대원으로 활동했던 이종락의 조선혁명군 길강지휘부는 민족주의 단체인 국민부의 조선혁명군 산하의 소부대였다. 원래 조선혁명군은 흥경현(興京縣)에 본부를 두고 남만주 일대에 8개 중대 병력을 가지고 있었다.

1931년 9·18 만주사변으로 일제가 만주를 강제 점령하자 조선혁명군은 항일전을 벌였다. 끝까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운 이 민족주의 독립군 부대는 1938년 가을까지 남만주에서 악착같이 싸우며 처절한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북한의 항일무장투쟁사에는 이에 대한 설명이 한 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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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조선인민혁명군 선전 자료, 김일성의 부인 김정숙이 조선인민혁명군에 입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실제 조선혁명군은 38년까지 일제와 싸운 민족주의 독립군

조선혁명군은 우리의 근대사와 우리의 독립운동사에 길이 남을 독립군 부대다. 북한의 항일투쟁사는 이 민족주의 독립군 부대인 조선혁명군을 마치 김일성이 조직한 공산혁명 부대인 것처럼 조작했다. 북한의 항일투쟁사는 이 1930년 조선혁명군을 시발로 1945년 8·15 까지 15년간에 걸친 역사를 김일성 개인의 무장투쟁사로 조작했다.

북한의 선전에 따르면 조선혁명군은 처음에는 반 정치적 반 군사적 조직이었다. 그러다 1930년 9·18 만주사변으로 실전에 대비해야 하게 되자 1931년 12월에 새로운 항일유격대를 창설할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그것도 1952년 최초 공식 발표 때는 1931년에 항일유격대를 발족시켰다고 하더니 1968년부터는 1931년엔 방침만을 세웠고 실제 발족은 1932년 4월 25일이었다고 바꾸어 놓았다. 안도현(安圖縣)에서 발족했다는 안도유격대가 그것이다. 이 안도유격대가 조선인민혁명군이 되었고 이것이 북한 정권 성립 뒤 조선인민군이 되었다는 것이다. 북한의 무력인 조선인민군의 역사는 그 시작부터 소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이 시기 김일성은 ‘항일유격대’가 아니라 ‘무력폭력단’을 만들어 본 일은 있다. 그는 만 19세이던 1931년 말 겨울에 무송(撫松)에서 스스로 두목이 되어 또래 젊은이들과 작당하여 무슨 군자금을 모은답시고 부잣집을 털고 다녔다. 이 시기 김성주(金聖柱, 김일성의 본명)는 김일성(金日成이 아닌 金一星)으로 통명했다.


백두산 오른 '붉은기 이어달리기' 참가 조선인민군 군인들
북한조선중앙통신은 조선인민해방군의 후예인 조선인민군 군인들이 지난 8월 4일 ‘조국해방 70주년’을 맞아 진행되고 있는 ‘붉은기 이어달리기’에 참가해서 백두산에 올랐다고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김일성, 31년 실제 활동은 폭력단 두목으로 약탈질

김일성은 14세 무렵 폭력 도당인 마골 일당을 따라 다녔고 더욱이 이종락 부대 속에 있으면서 터득한 폭력 경험이 있었다. 이 경험을 살려 자신이 폭력단 두목이 되어 혁명을 빙자한 약탈질에 나섰던 것이다.

그래서 1931년 말 무송 일대의 중국인 사이에서는 ‘조선놈 김일성 일당’ 때문에 못살겠다는 비난이 거셌다. 이에 민족주의 독립군 부대인 조선혁명군은 치안유지와 한중(韓中) 충돌 예방을 위해 유하현(柳河縣)에 있는 고동뇌(高東雷) 소대장을 출동시켰다.

유하에서 무송까지는 직선거리로 110km 정도 떨어져 있다. 고동뇌 소대장은 9명의 대원을 데리고 눈길을 헤치고 무송까지 걸어서 도착했다. 일행은 피로를 풀기 위해 일단 하룻밤을 쉬다가 정보를 입수한 김일성 일당의 역습을 받아 전원이 이날 밤 살해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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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조선인민혁명군 선전자료, 조선인민혁명군이 일제 침략자를 무찌르며 함경북도 선봉항에 입성하고 있다는 장면
◇청년 김일성 첫 무장투쟁, 독립군 고동뇌 부대 살해부터 시작

김일성의 무장 투쟁 첫 승리는 이처럼 우리 독립군인 조선혁명군의 고동뇌 소대장 일행 10명을 살해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김일성 일당은 고동뇌 일행의 권총을 전부 거두어 그 날 밤으로 무송을 떠나 자취를 감추었다. 김일성이 만 20세 되던 1932년 2월의 일이다.

이처럼 1931년에서 1932년 초에 걸친 김일성의 행적은 자랑할 만한 것이 하나도 없다. 오히려 부끄러운 범죄 행각뿐이다. 북한은 이를 감추기 위해 항일유격대를 조직했다는 경력을 조작해 냈다. 그리고 거짓말을 자꾸 하다보니 그 시기가 책이 나올 때마다 자꾸 바뀌었다.

항일유격대를 만든 시기뿐만 아니라 장소도 바뀌었다. 처음에는 막연히 ‘간도’라고 했다가 다음엔 ‘안도현’으로 되었다. 다시 집대성판인 1981년 <조선전사>에 이르러 비로소 ‘안도현 소사하(小沙河) 토기점(土器店)골’로 장소가 명기됐다.

이 항일유격대가 조선인민혁명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것인데 시기도 여러 번 변경되었다. 1952년 공식 발표 때는 막연히 1934년이라 했다. 1961년 책에서는 1934년 3월이었다가 1968년 책에서는 1936년 2월로 바뀐다. 다시 1971년 책에서는 다시 1934년 3월로 바뀐다.

김일성이 창설하고 인솔하여 드디어는 조국 해방까지 가져온 무력 부대라는 조선인민혁명군은 이렇게 출발부터 소설이었다. 그래도 북한은 이 가공의 역사를 현실의 역사에 붙들어 매고 이것을 사실화하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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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기관지인 <조선인민군>, 북한은 1948년 2월 8일 창건된 조선인민군을 1932년까지 끌어올리려고 1930년대와 40년대 만주의 그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은 조선인민혁명군이란 가공의 군대를 만들었다.
◇가공의 군대 조선인민혁명군 만든 이유는 조선인민군과 연결 위해

바로 북한의 군대 이름인 조선인민군 때문이다. 이 조선인민군은 1948년 2월 8일에 탄생했다. 처음에 북한은 이 2월 8일을 기리기 위해 여러 가지 행사를 벌였다. 또 북한의 여러 공장과 단체에는 이 2·8이란 명칭이 많이 붙어 있다. ‘2·8 비닐론 공장’, ‘2·8 영화촬영소’ 등이 그런 것이다. 이것들은 모두 조선인민군 창설을 기념하는 이름들이다.

그런데 북한은 1978년부터는 30년 동안 해오던 2·8절 행사를 취소하고 대신 ‘4·25 행사’를 벌이기 시작했다. 이는 조선인민군의 역사를 1948년에서 1932년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즉 조선인민군은 1948년 2월 8일에 탄생했으나 조선인민혁명군은 1932년 4월 25일에 태동했다. 둘 다 김일성이 조직한 공산혁명군이다. 그래서 제대로 따지자면 조선인민군의 창건 기념일은 4월 25일이라야 맞는다는 것이 북한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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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의 조선인민혁명군 지휘 장면
앞서도 보았듯이 조선인민혁명군은 처음부터 있지도 않았던 부대다. 가공의 역사다. 북한은 조선인민혁명군이란 이름을 해방 후 7년 만인 1952년에 처음 만들었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1968년에 창설 날짜가 1932년 4월 25일이 되었다. 또 10년이 지난 1970년에는 이 날짜가 북한 군대의 창군 기념일까지 된다.

북한은 이 조선인민혁명군을 핵심으로 해서 거대한 항일무장투쟁 드라마를 엮어왔다. 이 ‘집단창작소설’은 곧바로 북한은 항일빨치산이 세운 국가이고 조선인민군도 이 항일빨치산 출신들이 만든 군대라는 이야기로 연결된다. 김일성항일무장투쟁사는 이처럼 완전히 소설이다. 1948년 9월 9일 세워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이처럼 소설에서 그 기원을 찾는 엉터리 집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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