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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스포츠를 말하다] 기업과 스포츠, 현실은 ‘동상이몽’

[기업, 스포츠를 말하다] 기업과 스포츠, 현실은 ‘동상이몽’

기사승인 2015. 10. 0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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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야구장 마지막 불꽃쇼<YONHAP NO-3801>
지난 2일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2015프로야구 KT 위즈-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끝나고 불꽃쇼가 펼쳐지고 있다. 2016년부터 삼성 라이온즈는 신축구장을 이용하게 된다./사진 = 연합
국내에 스포츠마케팅이라는 개념이 자리잡은 이후 기업과 체육계가 바라보는 스포츠산업화의 관점은 점차 거리감이 생기고 있다.

스포츠 마케팅 도입 초창기에는 스포츠를 이용해 기업의 제품 판매활동을 촉진시키고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기업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수단으로 자리잡아 왔다. 기업의 과오를 희석시켜주거나 이미 소비자들 머릿속에 성공한 기업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명성을 높이는 것이 스포츠마케팅의 핵심이었다.

스포츠 입장에서 기업은 자금력을 동원할 수 있는 최상의 캐시카우(Csah cow)였다. 기업들의 광고와 후원은 스포츠 조직에게 스포츠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가 돼 버렸다.

대규모 후원이 있는 스포츠는 모든 면에서 긍정적이었기 때문이다. 관객을 유인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수 있을 뿐 아니라 특정 대회의 상금 규모도 키울 수 있었고, 이는 다양한 선수들이 해당 대회의 관심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경쟁이 치열해 지는 경기는 기대 이상의 포퍼먼스를 이끌어 낸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아지면 관객들의 관심은 높아지게 되고 후원을 하던 기업들은 그 규모를 늘리는 상황을 반복하게 된다.

스포츠가 짧은 시간에 발전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별로 ‘부익부 빈인빈’ 현상은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올림픽에서 항상 금메달을 따고 국민들에 감동을 전달해 주는 핸드볼과 같은 종목들이 비인기종목이라는 낙인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누구나 이름을 알고 있는 금메달리스트가 운동할 곳이 없어 기업들에 지원만을 기다리는 것도 이런 부익부 빈익빈의 폐해다.

기업이 돈을 따라 움직이는 것은 당연한 이치지만 스포츠마케팅, 아니 스포츠 산업화의 급격한 성장은 스포츠 자체를 돈을 따라 움직이게 만들었다. 돈이 있는 스포츠 조직은 더욱 성장하고 돈이 없는 조직은 더욱 작아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아마추어스포츠와 프로스포츠의 명백한 갈림 현상은 추구하는 목표가 다르다는 점에서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런 스포츠에 대한 인식의 양극화를 우려하는 이유는 올림픽과 월드컵과 같은 전통적인 아마추어 스포츠 이벤트 마저 돈을 쫓는 이미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세계선수권대회와 같은 몇몇 스포츠 이벤트들이 사라져 가는 스포츠 이념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 이벤트도 다양한 기업들의 후원은 이미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 됐다.

스포츠와 기업후원의 관계는 이제 공생관계를 떠나 하나의 융합된 개념으로 자리잡았고, 그것을 대변해 주는 것이 스포츠마케팅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마케팅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기업후원, 스폰서십만 있지 않다는 것은 이 분야에 관심을 조금이라도 갖고 있은 사람이라면 아는 사실이다. 가격·유통·제품(스포츠)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한 믹스(mix)전략이 존재하는 분야다.

안타깝게도 국내 스포츠마케팅은 믹스전략이 그다지 눈에 띠지 않는다. 프로구단들이난 스포츠 조직이 관객 동원 등을 위한 마케팅믹스 전략을 추구하고 있지만 스폰서십에 매몰돼 있는 마케팅 전략이 그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 프로스포츠 자생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들이 꾸준히 나오는 이유도 자체적인 수익창출보다는 대기업들에 의존하고 있는 수익구조가 한 구단의 생사를 가르는데 9할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형적인(?) 스포츠마케팅 환경은 기업과 스포츠계가 바라보는 시선을 한 곳으로 모으지 못하게 한다. 기업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기업의 경영상황이 좋지 않거나 기업이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하는 상황 발생으로 후원을 줄이고, 더 나아가 후원을 중단할 경우 스포츠는 힘이 빠지는 현상이 반복되는 한 양측의 시선차는 줄이기 힘들다.

스포츠 조직들은 여전히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스포츠의 선진화를 꿈꾸며 다양한 기업들에게 후원을 바라고 있다. 스포츠구단들도 많은 관중 동원으로 매년 신기록을 달성했다고 자화자찬 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구단의 구단주 역할을 하고 있는 대기업들에게 지원금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어려워진 경영환경에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맨다. 인건비를 줄이고 원료비를 줄이는 등 원가절감으로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인다.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될 수록 수익성이 취약한 스포츠를 바라보는 기업의 시선은 무관심으로 변화하게 된다.

그렇다고 무작정 스포츠를 버리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이 바라보는 시선 등을 생각해 기본적인 것만 유지한다. 스포츠라는 콘텐츠가 사회공헌 개념으로 바뀌는 것도 이런 이유가 내포돼 있다.

이제는 스포츠를 경영하는 방법의 변화가 필요할 시기가 됐다. 양질의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이들을 이용한 효과적인 스포츠경영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스포츠마케팅의 시선이 옮겨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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