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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비용절감에 고객 편의는 뒷전

제주항공, 비용절감에 고객 편의는 뒷전

기사승인 2015. 10.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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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비용절감을 위해 승객들의 불편은 무시한채 나리타(도쿄)국제공항의 저비용항공사(LCC) 전용터미널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터미널을 이용할 경우 도쿄 지하철을 탈 때 기존 터미널인 제2터미널을 다시 이용해 입국수속을 해야 하는 등의 불편이 적지 않다. 탑승객 사이에 제3터미널에 대한 부정적인 입소문이 나면서 이전한 지 6개월이 지난 현재 일본 나리타 노선은 타 항공사에 비해 부진을 보이고 있다.

4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8일부터 이날까지 제주항공 인천~나리타 노선의 탑승객수는 11만6000명대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엔저효과로 나리타 노선 탑승객수가 1만4000여명이나 늘어난 이스타항공를 비롯해 5000여명 증가한 대한항공 등 타 항공사들과는 다른 행보다. 인천뿐 아니라 김해를 출발하는 나리타 노선에서도 대한항공·에어부산 등의 탑승객수는 3000~4000명대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항공사뿐 아니라 자사의 다른 일본노선과도 수요 변화가 대비된다. 제주항공의 인천~간사이(오사카) 노선도 같은 기간 탑승객수 6만3301명으로 지난해(5만8173명)보다 5000여명 더 태운 것으로 집계돼 자사 나리타 노선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제주항공의 김포~나고야 노선도 마찬가지로 같은 기간 2000여명 증가했다.

이 같은 제주항공 도쿄행 수요부진에 대해 나리타공항 제3터미널의 불편한 시설을 주원인 중 하나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하철이 있는 제2터미널과의 거리가 멀어 셔틀버스를 이용하지 않고선 도보로 이동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타LCC인 에어부산의 경우 비용절감 대신 고객 편의를 중시하는 사업방향에 따라 제3터미널로 이전하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제주항공과 대비된다.

제주항공은 지난 4월8일부터 인천~도쿄 노선의 수속카운터와 탑승게이트를 나리타공항 제2터미널에서 제3터미널로 이전해 운영하고 있다. 제3터미널은 항공사에 부과하는 공항시설사용료를 연간 약 4억원 적게 받고, 신규 취항 항공사에 착륙료도 1년간 면제해줘 나리타 노선을 가진 항공사 입장에선 비용을 절감할 절호의 기회다. 제3터미널은 건설비용도 일반 터미널보다 40% 적은 150억엔(약 1374억원)이 투입돼 공항시설사용료로 타 터미널보다 1070엔 적은 1540엔만 내면 된다.

하지만 승객들 사이에선 제3터미널에서의 이동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제3터미널에서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제2터미널까지 이동하려면 650~800m의 거리를 걸어가거나 버스를 타야 한다. 캐리어 등 여행짐을 들고 1㎞ 남짓의 거리를 도보로 이동하기에는 멀어 여행초반부터 힘을 빼기 일쑤다. 버스를 타려 해도 일본어를 못하는 여행객의 경우 이 또한 쉽지 않은 도전이다. 여행비 절감 기대가 불편한 시설에 따른 불평으로 묻히게 되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나리타 제3터미널에선 도보나 셔틀버스로 이동해야 해 승객들이 불편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제주항공은 파워블로거 등 블로그 운영자들을 대상으로 항공료와 호텔 숙박비 등을 지원해 나리타항공 제3터미널을 이용 후기를 작성토록 하고 있다.

한편, 에어부산과 이스타항공은 현재 나리타항공 제3터미널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제3터미널 시설이 좋지 않아 승객들이 불편해져 현재 이용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제3터미널로 이전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어부산은 국내 LCC 가운데 유일하게 사전 좌석지정 서비스를 유료화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유료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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