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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도 이통3사 손안에

알뜰폰도 이통3사 손안에

기사승인 2015. 10.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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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형태로 고객 확보
공정경쟁으로 통신비 인하
알뜰폰 도입 당초취지 무색
알뜰폰-가입자-추이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이통3사와 알뜰폰 전문 업체 간 경쟁 활성화를 통한 가계통신비 인하를 끌어내겠다는 알뜰폰 도입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당초 이통사는 이윤이 적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알뜰폰 시장에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1년 출범 당시 40만 명에 불과했던 알뜰폰 가입자가 해마다 100% 가량 증가해 8월 기준 500만 명을 넘어서자 이통사가 자회사를 앞세워 해당 시장 영역 다툼에 뒤늦게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이통사를 압박해 ‘공정 경쟁’을 이끌기 위해 실시한 알뜰폰이 다시금 이통3사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4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이통업계 등에 따르면 전체 알뜰폰 시장에서 SK텔링크·KT엠모바일·미디어로그 등 이통3사 자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2.3%에 이른다. 특히 SK텔링크는 이통 업계 1위 SK텔레콤을 등에 업고 알뜰폰 1위 CJ헬로비전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혀 나가고 있다. 8월 말 기준 CJ헬로비전의 가입자는 85만2890명으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SK텔링크(84만3772명)와의 차이가 1만 명이 채 안되는 수준이다.

KT엠모바일과 미디어로그 또한 몸집을 부풀리고 있다. 7월 기준 KT엠모바일과 미디어로그의 가입자는 각각 지난해 9월보다 14만7000명, 9만5000명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CJ헬로비전의 가입자는 7만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밖에도 지난 1일부터 영업정지에 들어간 SK텔레콤이 자회사인 SK텔링크에 마케팅 등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얘기가 돌면서 알뜰폰 1위 자리가 뒤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알뜰폰 가입자는 망을 빌려쓰는 이통사의 가입자로 집계되기 때문에 SK텔레콤이 이를 이용해 시장 점유율을 지키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시행된 SK텔레콤 영업정지 기간에도 SK텔링크의 일평균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2000명에 달해 영업정지 이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바 있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1~7일 SK텔레콤 영업정지 기간에 SK텔링크가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어 영업정지 처벌의 효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영업정지 기간 동안 이통 자회사의 가입자가 얼마만큼 늘어나는지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으며, 보조금이라든지 리베이트를 통해 판매점 등 불법 유통 형태 조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통3사가 알뜰폰의 주도권마저 잡게 될 경우 가계 통신비 인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통사를 압박해 경쟁 구도를 형성하기 위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놨는데 그마저 이통사와 자회사가 진입해 ‘완전한 자유 시장’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알뜰폰 업계가 내놓는 핵심 요금제는 이통3사의 요금제와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다. 각종 단말기 출시에 따른 공시지원금 액수 또한 몇 만원 차이가 없어 통신비 인하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은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은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라며 “제4 이동통신 도입 등 추가 방안을 통해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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