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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타결’, 엇갈린 희비...석화·섬유 ‘맑음’ 자동차부품 ‘흐림’

‘TPP타결’, 엇갈린 희비...석화·섬유 ‘맑음’ 자동차부품 ‘흐림’

기사승인 2015. 10. 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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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우리나라가 빠진 채 미국·일본 등 총 12개국 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타결되면서 국내 산업 각계가 손익계산에 분주하다.

이미 우리나라가 TPP 12개 회원국 중 일본과 멕시코를 제외한 10개국과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터라 영향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지만, 엔저와 관세철폐를 앞세운 일본 업체들과의 직접경쟁이 불가피해진 자동차부품업체 등 일부 업종의 경우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TPP 발효까지 최소 1년 이상 시간이 남은 만큼 이 기간을 이용해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향 미미’ 완성차·전기전자…“TPP 회원국 중 10개국 이미 FTA 체결”
TPP 타결에도 불구하고 일단 우리 산업의 주력 업종인 완성차 및 전기전자 부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FTA로 내년부터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자동차에 붙는 관세가 완전히 철폐되는데다가 현대·기아차의 경우 미국 현지 공장을 운용 중이어서 관세와 무관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TPP에도 불구하고 일본 승용차가 미국 시장서 무관세 혜택을 받기까지는 25년이 걸린다”며 “완성차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기전자 업계도 TPP 타결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TPP회원국 중 우리나라와 FTA가 체결되지 않은 나라는 일본과 멕시코 2개국 뿐인데, 국내 전자업계에서 일본과 멕시코가 차지하는 매출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멕시코의 경우 현지에서 국내 기업의 공급체계가 완결된 상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TPP 회원국 중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나라는 일본과 멕시코 뿐인데 이들 나라가 국내 전자사업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미미하다”며 “TPP 체결로 인한 영향력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긍정적’ 석유화학·섬유…“현지화 전략 강화 기회”
석유화학업계는 기본적으로 TPP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이를 계기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LG화학이나 효성 등 미국과 멕시코 등 TPP 역내 국가에 공장을 둔 회사들은 이를 기회로 현지 공장에 힘을 실어준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미국 홀랜드에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효성은 베트남에 섬유생산단지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기업들의 경우 TPP로 인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효성 관계자는 “베트남에 스판덱스·타이어코드 등 첨단 섬유생산기지를 구축한 것이 향후 미국 섬유에 대한 관세 혜택으로 베트남 섬유 수출 증가가 기대돼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부분적 영향’ 조선·철강·항공·해운물류…“일단 무관, 경기 회복시 긍정적”
조선·항공·해운물류업계는 일단 TPP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선박의 경우 비관세 품목이고, 항공·해운물류 등은 물동량과 관련 있을 뿐 관세와 무관하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도 TPP 회원국 대다수가 이미 FTA 체결국이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TPP로 인해 세계 경기가 회복되고 물동량이 늘어날 경우 선박 발주량 및 물동량이 증가할 수도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긍정적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항공·해운물류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진 지켜보고 있는 수준이지만 특별한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운송업의 경우 전 세계를 대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전 세계 경기가 살아나게 되면 그에 따라 물동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TPP 체결국가들이 대부분 우리나라와 FTA를 맺고 있는 국가들이라서 기존과 특별한 변동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려’ 자동차부품·조선기자재…“엔저·관세철폐 일본기업 경쟁으로 직접타격 불가피”
자동차부품과 조선기자재의 경우 TPP 타결로 인해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업계다. 특히 자동차부품업계는 TPP 타결로 당장 일본 부품기업의 제품 중 약 80%에 대한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만큼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 놓였다. 하청 중심의 국내 자동차부품업계의 경우 가격경쟁력에 민감한데다 엔저까지 겹쳐 당장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자동차부품업계와 마찬가지로 조선기자제업체들도 TPP의 구체적인 양허기준이 나오기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일본 자동차부품업체는 올해 하반기 엔저 효과로 인해 수출이 기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기에 TPP로 인한 관세가 철폐되면서 일본 자동차 및 부품업체들은 ‘순풍에 돛’단 것처럼 순항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하청 중심으로 이뤄진 국내 자동차부품사들의 경우 가격경쟁력이 민감하다”며 “아직 발효까지 1년 이상 남은 만큼 부품업계 전반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향 미미’ 유료방송·게임…“세부내용 공개 전, 상황 지켜볼 것”
유료방송·게임업계는 TPP 세부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특히 게임업계의 경우 판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 등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료방송·게임업계 관계자는 “아직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 있어 내부적으로도 조심스럽게 보는 상황”이라며 “관련시장 성장 가능성 등을 주시하면서 여파를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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