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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모습 찾기 위해 철거해 놓고 가건물 지어 ‘논란’

서울 모습 찾기 위해 철거해 놓고 가건물 지어 ‘논란’

기사승인 2015. 10.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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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옆 국세청 별관 철거 후 '건축문화제' 위해 가건물 지어.
박원순 시장 '도싱재생' 정책과 어긋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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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국세청 별관 자리에 설치된 ‘가건물’이 성공회 건물을 가로막는 등 주변경관을 훼손하고 있다.
서울시가 도시 본 모습을 찾기 위해 옛 국세청 별관을 철거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자리에 가건물을 지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 사업과도 어긋날 뿐 아니라 혈세낭비라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11일 시에 따르면 시가 국세청 별관 부지(중구 태평로1가)에 연면적 837㎡의 규모의 가설 건축물을 지어 8일부터 11월 8일까지 한 달간 ‘건축 문화제의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품 전시’를 개최한다.

문제는 혈세를 투입해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자리에 가건물을 지어 전시를 할 만큼 전시작품의 대중성과 시기성이 있냐는 것이다.

전시 대상은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품을 비롯해 조성룡 개인전(2014 올해의 건축가상 수상), 어린이 여름 건축학교 작품, 74개 동사무소 리모델링 설계안 등이다.

또 메타시티 2(세운상가, 석유비축기지, 서울역고가) 도시재생 현상설계안, 건축비디오 자료전, 콜롬비아 제2도시 도시재생 계획안 등도 전시되고 있다.

특히 시가 관리 감독하고 있는 광화문광장과 청계광장, 서울광장을 비롯해 시민청, 신청사 1층 로비,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등 다른 전시공간이 충분히 마련돼 있어 이 같은 행보에 비난을 받고 있다.

전시공간 중 규모가 가장 작은 신청사 1층 로비의 경우 올 1월 1일부터 지난달 말일까지 ‘착한 도서관 프로젝트’ 전시회를 시작으로 현재 모두 33차례 다양한 전시를 진행했다.

특히 이 중에는 ‘일자리 박람회’를 비롯해 ‘한옥모형 체험전시’ ‘서울형 태양광 전시회’ 등 다소 규모가 큰 행사도 포함됐다.

국세청 별관부지는 1937년 일제가 조선총독부 체신국 청사(당시 건물명 조선체신사업회관)로 지은 건물로 본래 고종의 후궁이자 영친왕의 생모였던 귀비 엄씨의 사당 덕안궁터가 있던 자리다.

시는 중앙정부 소유였던 국세청 별관과 시 소유의 청와대 사랑채(종로구 효자동 13길 45)를 맞바꾼 후 이 곳을 철거해 역사문화광장으로 조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가건물 건축에 1억1000여만원의 비용이 투입되지만 청와대 사랑채·국세청 별관의 용도를 생각할 때 실질적인 예산 낭비는 이보다 훨씬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민 강모씨는 “청와대 사랑채를 정부에 주고 받은 국세청 별관을 철거했을 때는 의미와 배경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며 “이런 자리에 혈세를 투입 가건물을 다시 짓는 것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민 양모씨는 “얼마전 이 곳을 지나갈 때 국세청 별관이 철거돼 성공회 건물을 볼 수 있어 좋았다”며 “그런데 기간이 그리 길지는 않지만 흉물스런 가건물로 풍경을 훼손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청과 가깝고. 전시를 위한 마땅한 장소가 없었다”며 “건축물 철거 후 자재는 재활용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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