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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관치금융 해소한다더니, 다시 내려온 금융권 낙하산

[취재뒷담화]관치금융 해소한다더니, 다시 내려온 금융권 낙하산

기사승인 2015. 10.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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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석 경제부 기자
“금융개혁은 정부와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와 경영간섭으로 대표되는 ‘관치금융 해소’에서 출발해야 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달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금융개혁의 시발점에 대해 이 같이 밝혔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후인 이달 12일 새로 취임한 한국금융연수원장을 두고 금융계 안팎에선 때아닌 ‘낙하산’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신임 금융연수원장 자리에는 연수원 19개 사원기관의 서면결의를 통해 조영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낙점됐습니다. 6개월 가까운 공석이 무색하게 신임 금융연수원장 취임까지의 과정은 일사천리로 흘러갔습니다.

일찍이 차기 원장 후보로 꼽혔던 조 원장에게는 ‘낙하산 인사’라는 의혹이 꼬리표처럼 따라 다녔습니다.

앞서 전국금융산업노조 한국금융수원지부는 조 원장의 내정에 반대하는 진정서를 청와대에 제출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번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차기 금융연수원장에 관한 건은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특히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조 원장에 대해 적절하지 않은 인사라고 직접적으로 비판을 가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금융연수원은 금융당국 고위직이 거쳐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컸습니다. 이장현 전 금융연수원장도 조 원장과 마찬가지로 금감원 부원장 출신이었으며, 신응호 전 부원장 역시 부원장보를 지냈습니다.

새삼스러울 것 없어보이는 ‘금융권 관행’이 이 같은 논란으로 커진 이유는 조 원장의 이력에 있습니다. 조 원장은 금감원 부원장 시절 경남기업 특혜 대출 의혹으로 ‘관치금융’에 휩싸인 전력이 있습니다.

또한 BS금융지주회장 사퇴 압력과 장녀 결혼식 축의금 논란을 일으키면서 차기 원장으로서는 부적격 인사라는 비난을 받아왔습니다.

이번 인사조치에 잡음이 끊이지 않는데도 정작 사안의 중심인 금융당국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양새입니다. 어쨌든 사원대표들의 총회를 거쳐 정당하게 임명됐기 때문입니다.

다만 은행들로 구성된 사원사들이 누구의 눈치를 보고 결정할지는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신용으로 먹고 사는 금융권이 계속된 ‘낙하산 의혹’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금융개혁의 시작은 내부 사기를 꺾는 ‘하늘에서 떨어진 대표’가 아닌, 투명한 인사 선임이 마련되도록 하는 게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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