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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 회장, 대우증권 인수 전략은 ‘파부침주’

윤종규 KB금융 회장, 대우증권 인수 전략은 ‘파부침주’

기사승인 2015. 10.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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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한 바대로 이룬 한 해였다. LIG손해보험 인수도 완료했고 인터넷전문은행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카카오와도 손을 잡았다. 연말까지 대우증권 인수전을 마무리하면 ‘리딩뱅크’ 탈환은….”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대우증권 인수를 두고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심정을 표현하자면 ‘파부침주(破釜沈舟)’다. 살아 돌아오길 기약하지 않고 결사적 각오로 싸우겠다는 강한 다짐을 일컫는 말이다. 현재 KB금융지주에서 가장 빈약한 증권 분야를 키우기 위해서는 대우증권 인수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대우증권 인수전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윤 회장은 KB금융의 리딩뱅크 탈환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추게 되는 셈이다.

매일 오전 KB국민은행 본점 12층 집무실에서는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한 윤 회장의 고민이 새어나온다. 앞서 대우증권 매각 입찰과 관련해 모건스탠리와 KB투자증권을 인수 자문사로 선정한 데 이어 ‘최고의 전문가들로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TFT를 꾸리라’는 특명도 내렸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 KB금융내에는 대우증권 인수전에 나설 최고의 군단이 만들어진다.

현재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TFT를 꾸리고 있으며 LIG손보 인수전처럼 단계별로 인력을 꾸려 최종인수까지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경쟁자로 나선 미래에셋증권도 KB금융을 두고 ‘우리보다 한 템포 앞서나가고 있는 상태’라고 표현한 만큼, 윤 회장의 승부수는 업계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업계에서 윤 회장은 인수합병(M&A)과 투자 전문 자문가로도 유명하다. 앞서 삼성물산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분쟁이 있던 당시에도, 삼성 측은 윤 회장에게 통합삼성물산 출범과 관련해 직접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특히 앞서 극적으로 타결된 LIG손보 인수계약에는 윤 회장의 단판 승부가 있었다. 최종 가격 협상 이견으로 LIG 손보 최종 인수를 1년여간 지지부진하게 끌어오다가 윤 회장이 구자원 LIG회장과 회동을 갖고 ‘신뢰’를 약속하면서 극적 타결을 이뤄낸 것. 이번 대우증권 인수전에서도 윤 회장은 ‘단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금융당국에도 “대우증권을 반드시 인수하겠다”고 밝히며 강하게 인수 의욕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 당시에도 “비은행 계열을 보강해야 한다”고 말할 만큼 은행에 지나치게 쏠린 KB금융 구조를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업계는 KB금융이 약 3조원에 달하는 자본 여력이 있다고 예상,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실탄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우리투자증권 인수에도 나섰다가 가격 협상에서 NH농협금융에 빼앗긴 바 있어 KB금융 이사회에서도 이번 인수전에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미래에셋측이 대우증권 매수가가 3조원이 넘을 경우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가격 경쟁에서도 유리한 입장에 있는 셈이다.

리딩뱅크 탈환을 외치는 윤 회장에게 있어서 이번 대우증권 인수전은 ‘황금 포트폴리오’를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기회다.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 국내 금융지주사로서는 사실상 처음으로 은행·보험·증권 등에서 균형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우리투자증권을 뺏기며 증권분야 강화에서 한 번 고배를 마신 이상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번 인수전을 성공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지주사에게 있어서 증권분야 강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만큼 ‘승부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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