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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콕콕…폐경기 여성 위협하는 ‘섬유근통증증후군’

온몸이 콕콕…폐경기 여성 위협하는 ‘섬유근통증증후군’

기사승인 2015. 10. 21.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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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모를 만성 통증에 만성피로·수면장애 동반…45~55세 여성 환자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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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 이후 특별한 이유 없이 온몸이 쑤시고 수면장애에 시달린다면 섬유근통증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주부 김은숙 씨(54·가명)는 얼마 전부터 여기저기 온몸이 쑤시고 결려 잠을 설치고 있다. 처음에는 조금만 무리해도 아픈 게 나이 든 탓이라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쉬면 괜찮아지겠거니 생각했는데 통증은 점점 심해졌다. 급기야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통증이 엄습했고 결국 병원을 찾은 김씨는 ‘섬유근통증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과로·단순 근육통과 비슷해 무심코 넘어가기도
섬유근통증증후군이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전신 통증 질환으로 피로감과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의학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 정도가 이 질환을 앓고 있으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7배가량 많다. 특히 45~55세 폐경기 여성에서 흔히 발병한다. 갱년기 여성이라면 누구나 맞닥뜨릴 수 있는 질환이므로 폐경 이후 특별한 이유 없이 온몸이 쑤시고 수면장애에 시달린다면 섬유근통증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섬유근통증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 요인·외상·C형 간염 같은 만성 감염 질환·정신적인 스트레스·류마티스 관절염이나 루프스처럼 자가면역 질환 등이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병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고 고통을 겪는 잠정 환자가 상당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섬유근통증증후군 증세는 만성피로·과로·신경성 질환과 비슷하다. 그래서 질환으로 생각하지 않고 무심코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가장 두드러지는 증상은 만성 전신 통증이다. 이 증상이 있는 환자들은 대개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안 아픈 곳이 없다’고 호소한다. 못이나 칼로 온몸을 찌르는 듯한 전신 통증이 끊이지 않고, 심한 경우에는 출산의 고통과 맞먹는다고 표현할 정도다.

목과 허리를 포함해 양쪽 어깨·팔·다리에까지 만성 통증이 나타난다. 잘못된 자세 탓에 어깨·뒷목·허리 근육이 뭉쳐 뻐근하고 쑤시는 ‘근막동통증후군’과 증세가 비슷하지만, 섬유근통증증후군의 경우 특정 부위의 통증을 콕 집어 호소하기 어려운 게 특징이다.

섬유근통증증후군 환자 중 80% 이상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낄 만큼 피로감을 겪는다. 만성 통증뿐 아니라 수면장애로 인해 숙면을 취하기도 어렵다. 또 편두통이나 복통·설사·변비가 교대로 반복되는 과민성대장증후군, 소변을 자주 보는 과민성방광 등이 나타난다.

조양호 참튼튼병원 장안동지점 원장은 “섬유근통증증후군 증상은 개인마다 다양한 양상을 보이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의의 진찰과 함께 혈액검사 및 영상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양호 원장
조양호 참튼튼병원 장안동지점 원장./ 제공=참튼튼병원
◇발병 초기엔 운동요법…통증 심하면 약물치료 불가피
섬유근통증증후군은 치명적인 질환은 아니다. 만성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지만 회복될 수 있다. 치료는 △통증을 줄이고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요법 △수면장애와 기타 증상을 호전시키는 약물치료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한 정신치료를 병행한다.

발병 초기에 통증이 심하지 않다면 먼저 운동요법이 시행된다.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된 요인인 스트레스를 줄이고 산책이나 스트레칭과 같은 가벼운 운동을 시작하도록 한다. 근력이 생기면 운동 강도를 높이고 운동시간을 점차 늘려나간다. 이후에는 즐겁게 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규칙적으로 꾸준히 할 것을 권한다. 발병 초기에 치료를 진행하면 2~3개월 내 호전될 수 있어 무엇보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하지만 조기 치료시기를 놓쳐 극심한 통증이 시작됐다면 약물 치료가 불가피하다. 이때는 진통제·항우울제·섬유근통치료제 등의 약물을 투여한다. 환자마다 약에 대한 감수성과 치료효과가 다르므로 적합한 약물을 선택해 치료해야 한다. 일반적인 통증치료에 사용되는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의 경우 섬유근통증증후군에는 효과가 떨어져 사용하지 않는다. 조 원장에 따르면 최근에는 통증 유발 물질을 직접 차단하는 섬유근통증증후군 전문 치료제가 각광받고 있다.

약물 치료 후에는 환자의 상황에 맞춰 인지행동치료·물리치료·침구치료를 진행한다. 증상이 심하면 입원해 여러 가지 치료를 받아야 하고 치료기간도 1년 이상으로 길어져 환자의 부담이 커진다. 수면장애나 우울증이 있는 경우엔 정신건강의학과와의 협진을 통해 치료를 진행한다.

조 원장은 “폐경기 여성의 경우 이유 없이 온몸이 만성적으로 아프다면 단순 근육통이라 여기지 말고 섬유근통증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며 “섬유근통증증후군은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므로 인내심을 갖고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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