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동문골프최강전]우정의 명승부 6인…“못말리는 골프사랑 빛났다”

기사승인 2015. 11. 0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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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기대 "대회 2연패 도전하겠다"
한체대 "노력 없이 결과를 얻는 스포츠는 없다"
서울시립대 "1년 동안 대회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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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식·김광식(이상 서울시립대학교), 송인명·김용만(이상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임종환·이택원(이상 한국체육대학교) 선수가 27일 경기도 용인시 창덕동 88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참존·아시아투데이 제5회 전국대학동문골프최강전’ 결승전에서 시상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조준원 기자
프로 못지 않은 짜릿한 명승부를 펼치며 지난달 27일 막을 내린 ‘참존·아시아투데이 제6회 전국대학동문골프최강전(이하 대학동문골프대회)’의 열기가 아직도 뜨겁다. 단 1점차로 순위가 나뉠 만큼 치열했던 이번 대회는 참가자들의 준비 과정도 ‘화끈’했다. 국내외 전지훈련·팀 내 선수 선발전·체력관리 등 개인과 팀이 대학동문골프대회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 이에 이번 대회에서 입상한 상위 ‘6인방’을 다시 만나 그들의 못말리는 골프 사랑에 대해 들어보았다.

송인명 김용만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송인명(왼쪽)·김용만 선수./사진= 이상희 기자
[서울과기대 “노장도 우승하는 모습 보여주고 싶었다”]
65세 동갑내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김용만(건축학과 69학번)·송인명(건축학과 70학번) 선수는 이번 대학동문골프대회에서 최종 합계 11점으로 우승을 차지, 노익장을 과시했다. 준우승을 기록한 한국체육대학교(10점)와 3등에 머무른 서울시립대학교(9점)를 각각 1점과 2점차로 누른 것. 아울러 대회 최고령자 팀이었던 김용만·송인명 선수가 젊은 선수들을 꺾고 서울과기대의 대회 첫 1승을 기록했다. 두 노장이 골프 실력은 체력이 전부가 아님을 당당히 증명한 것이다.

-대회 첫 우승 소감은.
“애초에 목표는 4강이었다. 예상치 못한 결과라 너무 행복하다.”(김용만)

“운도 따랐다. 후반에는 체력이 떨어져 힘들었지만 노장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행복했다. 이는 우리 동문의 역사가 될 것 같다.”(송인명)

-고령의 나이로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는가.
“주말마다 골프를 치고 있다. 지금도 프로선수들이 치는 백티(Back Tee)에서 티샷(Tee Shot)을 하는데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최근에는 비거리가 많이 줄었다. 그래서 올 여름부터는 떨어지는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아침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30~40분씩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대회를 위해서는 미국 페블비치(Pebble Beach)에서 한 달 반 동안 골프연습을 하고 왔다. 이 지역에 누나가 살고 있어서 겸사겸사 다녀왔는데, 주로 비거리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 또 기본적으로 나는 숏 게임에 강한 편이다. 전공이 건축설계라서 모든 일을 침착하게 한다. 이번 대회에서도 몇 개의 그림 같은 어프로치(Approach)샷이 나와 기분이 좋았다. 과거에는 아마추어대회에서 우승을 2번 하기도 했다.”(김용만)

-골프를 정석으로 배운 느낌이 강했다.
“83년도에 골프를 시작하면서 오리지널로 트레이닝을 받았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골프를 배우거나 칠 수 있는 시설 등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무엇이든 정석으로 시작해야 하는 성격 때문에 골프 레슨을 받으면서 노력했다. 운동신경이 남들보다 조금 있는 편이라서 빨리 배울 수 있었던 부분도 있지만 막내아들의 영향도 컸다. 막내아들이 지금은 업계에서 알아주는 큰 기업에 다니지만 한 때는 프로 골퍼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어린 시절부터 골프를 시작했는데, 아들을 따라다니면서 어깨너머로 배운 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김용만)

-다음 대회 각오 한 마디.
“당연히 대회 2연패다. 조금 더 젊은 선수들을 확보해서 최강의 전력으로 대회에 임하고 싶다. 남은 기간 대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김용만)

“이번 대회 우승상금이 모교의 장학금으로 사용돼서 기분이 좋았다. 내년에 대회 2승은 물론, 후배들에게 또 한 번 장학금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송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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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체육대학교 이택원(왼쪽)·임종환 선수./사진=조준원 기자
[한체대 “스포츠는 노력 없이 이뤄질 수 없다”]
임종환(체육학과 83학번)·이택원(체육학과 86학번)선수가 분전한 한체대는 이번 대학동문골프대회에서 우승팀에 1점차로 뒤져 준우승을 차지했다. 1등을 제외한 나머지 2·3등은 모두 해봤다는 한체대는 우승을 못 해 아쉬워하면서도 스포츠인다운 모습으로 결과를 받아들였다. 임종환·이택원 선수는 ‘스포츠는 노력 없이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하며 내년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학동문골프대회를 위한 자체 선발전이 있다는 게 사실인가.
“‘한국체육대학교 동문골프대회’라는 대회가 있다. 8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 대회에서 성적이 가장 우수한 선수가 대학동문골프대회에 참가하는 형식이다. 대회에 참가하는 동문들은 약 200명 내외다.”(임종환)

-결승에서 선수가 급하게 교체됐다.
“임내락 선수가 출전할 예정이었다. 임 선수는 사업하는 사람이다. 결승전 당일에 급하게 일이 생겨서 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그를 대신해서 내가 결승전을 치르게 됐다. 크게 문제가 있어서 선수를 교체한 것은 아니다.”(이택원)

-우승을 제외한 모든 순위를 석권했다.
“대학동문골프대회 우승을 꼭 해보고 싶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뒤에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다. 우리가 완전히 못 하면 신경도 쓰지 않겠다. 항상 4강에만 드는 게 아쉬움이다. 올해의 경우 준우승도 좋은 성적이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열심히 노력해서 내년에는 꼭 우승을 차지하겠다.”(임종환)

“항상 4강에서 떨어지는 게 아쉽다. 하지만 난 운동하는 사람이다. 모든 스포츠의 결과는 노력과 준비의 결실이다. 노력 없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는 모든 스포츠 종목의 공통된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못 한 건 아깝지만 내가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크게 낙담할 일도 아니다. 내년에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승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이택원)

-입상 팀 중 유일한 ‘체육인’팀이다. 평소 체력관리 방법은.
“특별한 체력 관리 방법은 없다. 태권도를 전공했고 지금도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기 때문에 발차기 등의 태권도 호흡이 전부다. 골프를 위해서 체력관리를 하지는 않는다. 다만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신이다. 태권도를 통한 정신 수양이 골프에 조금은 도움이 된 것 같다.”(임종환)

“시간 날 때마다 열심히 볼치는 연습을 한다. 프로 골퍼의 경우 하루에 약 1000개 이상의 공을 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같은 아마추어 골퍼들은 생업이 있기 때문에 프로와 같은 연습량을 따라갈 수 없다. 그래서 시간이 있으면 틈틈이 연습한다. 부가적으로 수영 선수 감독인 만큼 선수들이 훈련할 때 같이 1시간 정도의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을 건강관리 차원에서 하고 있다.”(이택원)

김광식 정헌식
서울시립대학교 김광식(왼쪽)·정헌식 선수./사진= 이상희 기자
[서울시립대 “이번 대회 1년 준비했다”]
지난해 열린 제5회 대학동문골프대회에서 8강 진출에 실패한 서울시립대 김광식(전자공학 82학번)·정헌식(경제학과 82학번) 선수는 이번 대회를 위해 약 1년을 준비했다. 대회 4강 진입을 목표로 국내 전지훈련을 단행한 것. 주전 선수와 상비군 등 구체적인 선수 선발과 5회에 걸친 연습 라운딩은 서울시립대 입상의 원동력이었다.

-대회를 1년 동안 준비했다고 들었다.
“작년에 경기대학교에 패해 16강에 탈락했다. 1타 차의 아쉬운 결과였다. 이때부터 올해 대회는 4강 진입을 목표로 준비를 시작했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선수들을 선발해 총 6명이 연습을 같이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한 선수가 팔꿈치가 좋지 않아 최종적으로 4명만이 대학동문골프대회에 출전하게 됐다.”(김광식)

“인원 구성은 서울시립대의 ‘배봉골프회’ 멤버 위주로 했다. 연습 방법은 철저히 KPGA 규정에 따라서 했다. 또 컨시드(Concede)없이 무조건 끝까지 치는 걸 원칙으로 했다. 대회전에는 5번 정도 네 사람씩 모여 18번홀 라운딩을 했고, 최종 라운딩은 대회가 열리는 88CC 나라사랑코스에서 했다.”(정헌식)

-다른 팀들보다 유난히 호흡이 좋았다.
“둘 다 배봉골프회 회원이다. 회장은 내가 맡고 있고 정 선수는 사무총장으로 있다. 정 선수와 1년 내내 같이 칠 기회는 많지 않다. 각자의 일이 있어서 스케줄을 맞추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같이 칠 기회가 있으면 같은 팀에서 치려고 한다. 특히 이번에는 대회 준비를 같이해 호흡이 더욱 좋아진 것 같다.”(김광식)

“골프모임이 있지만 김 선수와 만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배봉골프회는 한 달에 3회 정도 정기모임과 부정기모임을 가지고 있다. 다른 팀은 사정을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기회가 적지만 주기적으로 만날 수가 있었다. 덕분에 기본적으로 서로의 장단점을 잘 알아서 호흡이 좋았던 것 같다.”(정헌식)

-이번 대회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는가.
“사실 예선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결승 진출을 못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다음날 일정을 많이 만들었고, 그중에서 30억원 수준의 투자 계약이 가장 중요했다. 그런데 우리가 결승에 진출해 버린 것이다. 대표선수를 바꿀 수도 없었고 빠지고 싶지도 않았다. 예선을 마치고 저녁에 사무실에 가서 관계자들이나 직원들을 붙잡고 급한 부분부터 처리했다. 결승 당일에는 전화가 수십 통이 와있어서 놀라기도 했다.”(김광식)

“대회가 열리는 이틀 동안 사무실을 비워야 했다. 당연히 회사에 말은 했지만 내 업무가 쌓이는 건 막을 수 없었다. 대회를 마치고 돌아오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업무가 밀려있었다. 회사 동료들에게 미안했고, 특히 사장님한테 많이 죄송했다. 그래서 부상으로 받은 퍼터를 사장님께 선물로 드리며 기분을 풀어 드렸다.”(정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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