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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안나 볼레나’ 주역 소프라노 강혜명 “벨칸토 오페라 정수 만끽할 것”

오페라 ‘안나 볼레나’ 주역 소프라노 강혜명 “벨칸토 오페라 정수 만끽할 것”

기사승인 2015. 11. 2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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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9일 예술의전당 공연 앞두고 인터뷰..."안나 볼레나 결단·희생 노래로 표현"
강혜명
“오페라 ‘안나 볼레나’는 순수하게 음악으로 승부하는 벨칸토 오페라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에요.”

27~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아시아 초연되는 라벨라오페라단의 ‘안나 볼레나’ 주역을 맡은 소프라노 강혜명<사진>은 “왜 이 작품이 벨칸토 오페라의 바이블로 불리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도니제티의 ‘안나 볼레나’는 16세기 영국에서 헨리 8세가 정략결혼을 깨고 앤 볼린과 결혼하지만 얼마 못 가 시녀인 조반나와 사랑에 빠져 갖은 모함으로 앤 볼린을 처형한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1830년 초연됐지만 한동안 잊혀졌다가, 1957년 마리아 칼라스가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에서 이 작품을 공연해 큰 호응을 얻은 후 극장의 고정 레퍼토리가 됐다.

강혜명은 “‘안나 볼레나’는 정말 아름답고 좋은 작품이지만 유럽에서도 자주 공연되지 않는다”며 “소프라노에게 굉장히 많은 것을 요구하는 어려운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작품 초연 소식을 들었을 때 굉장히 탐이 났다고 털어놓았다.

“라벨라오페라단의 이강호 단장님께 이 오페라에 출연하고 싶다고 했더니 “안나 볼레나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다 겪어본 나이의 소프라노, 적어도 마흔은 넘는 가수가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제가 심청 역을 맡아 노래하는 걸 본 단장님이 “오랜만에 성악가의 노래를 듣고 울었다. 이런 감정을 토해낼 수 있으면 안나 볼레나를 할 수 있겠다”며 저를 캐스팅하셨어요.”

강혜명은 이번 공연 연습을 하며 하루하루가 선물 같았다고 전했다. 그는 “성악가로서 선택을 받았다는 즐거움.감사함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며 “한국 관객들이 처음 만나는 ‘안나 볼레나’이기 때문에 정말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안나 볼레나는 헨리 8세에게 버림받고 자신의 시녀에게 배신을 당하는 여인이지만 그런 남녀관계의 갈등 차원을 넘어서서, 자신의 딸(엘리자베스)과 가문을 위해 스스로 결단을 내리고 희생하는 모습을 의미 있게 표현해내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영국 왕실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의상과 무대에도 무척이나 심혈을 기울였다고 알려졌다.

강혜명은 “며칠 전 의상을 입어봤는데 유럽 어느 무대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의상이 너무너무 훌륭했다”며 “이번 공연을 위해 철저히 고증한 걸로 알고 있다”고 얘기했다. 또한 그는 “열일곱 계단 위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이 있는데 무대가 작품의 느낌을 아주 잘 살리도록 표현됐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 음악원을 거쳐 파리고등사범음악원 최고연주자 과정을 수석졸업한 강혜명은 이탈리아 칠레아 국제콩쿠르, 오스트리아 탈리아 비니 국제콩쿠르 등 각종 대회에서 입상한 바 있다.

그는 2007년 오스트리아에서 오페라 ‘타이스’의 주역을 맡았던 미국 정상급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 대역으로 출연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프랑스를 중심으로 3년간 각종 무대에 올랐다. 일본 후지와라 오페라단이 지휘자 정명훈과 함께 공연한 ‘카르멘’, NHK 신년음악회, 프랑스 메리냑 극장에서 표가 매진되면서 공연된 ‘나비부인’ 등 각종 굵직한 무대를 수놓았다.

지난 9월부터 중국 상하이대학교 음악원 초빙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내년 초 상하이에서 공연되는 오페라 ‘리골레토’에 출연할 예정”이라며 “한중 문화 교류에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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