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인터뷰]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박보영 “‘도라희’처럼 혼쭐나던 시절, 있었죠…”

[인터뷰]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박보영 “‘도라희’처럼 혼쭐나던 시절, 있었죠…”

기사승인 2015. 11. 26. 00:3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인터뷰]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박보영 "'도라희'처럼 혼쭐나던 시절, 있었죠…" / 사진=조준원 기자

 배우 박보영의 지난 몇 해는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속 도라희처럼 '열정'으로 가득했다. 


2008년 영화 '과속스캔들'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박보영은 본의 아니게 소속사 문제로 공백기 아닌 공백기를 보내다가 2012년 '늑대소년'을 만나며 다시 만개했다. 이후 그는 '피끓는 청춘'(2014년)을 통해 좀 놀아본 언니(?)를 흉내낸 뒤 올해 3편의 영화(경성학교 : 사라진 소녀들·돌연변이·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와 1편의 드라마(오 나의 귀신님)를 내놓으며 대체로 기존 이미지와 상반된 역할들을 소화, 대중의 시선을 천천히 자신의 내면으로 유도했다.  

[인터뷰]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박보영 "'도라희'처럼 혼쭐나던 시절, 있었죠…" / 사진=조준원 기자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서 만난 박보영은 이제 더이상 반인반수(?)의 송중기를 때로는 누나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곁에서 돌보던 '늑대소년'의 소녀가 아니었다.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이하 열정)의 하재관 부장(정재영)으로부터 폭풍 질타와 잔소리를 들으며 늘 귀가 뜨거웠던 탓인지, 그는 인터뷰 내내 조심스러우면서도 영민한 태도로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반(半)기자의 모습이었다.

"'예전에는 혼자 끌고 가야할 것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며 부담감을 많이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열정'을 통해 만난 정재영 선배가 회식자리에서 '겁먹지 마'라며 이런 저런 조언들을 해주셔서 그 이후부터 모든 걸 내려놓고 막내로서의 특권을 마음껏 누렸다."

'열정'에서 박보영은 어렵사리 '스포츠 동명'이란 언론사에 입사한 연예부 수습기자 '도라희'로 분했다. 문득 어느덧 데뷔 10년차 배우가 된 그가 자신의 신인시절과 유사한 수습기자 시절을 연기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을까 걱정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그는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디딘 또래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좋았다며 웃어 보였다.

"'열정'을 찍기 전에 소녀·학생 역할을 많이 했다. 도라희처럼 사회 초년생을 연기하려면 앞으로 1~2년은 더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때마침 이 역할을 맡아 '생각보다 빨리 왔네'하며 좋아했다. 관객분들이 보실 때 아직도 '박보영은 아이 같다'는 이야기가 나올까봐 걱정되기도 했는데 연이어 '오 나의 귀신님'에서 성인 연기를 하면서 모든 것이 수순대로 진행된 것 같다."(웃음)

[인터뷰]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박보영 "'도라희'처럼 혼쭐나던 시절, 있었죠…"

영화 안에서 박보영이 연기한 도라희는 시도때도 없이 하재관 부장에게 혼난다. 해야 할 질문을 빠뜨려서, 짬을 내 삼각김밥을 한 입 베어물다가 재수 없게 걸려서 영락 없이 혼쭐이 나는 도라희. 배우 박보영 역시 신인 시절 도라희 못지않게 참 많이 혼났다고.

"도라희를 연기하면서 신인 시절 생각이 많이 났다. 라희를 연기하기 위해 또래 친구들로부터 여러 이야기들을 들었지만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제 신인 시절과의 공통점을 찾아봤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연기하며 내내 조심스러워 했던 부분과 적은 출연료에도 불구하고 출연 기회를 얻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연기했던 당시가 '열정' 속 도라희와 많이 닮아있었다. '과속스캔들' 촬영 때는 연습을 많이 했음에도 현장에서 혼나는 일이 잦았다."

[인터뷰]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박보영 "'도라희'처럼 혼쭐나던 시절, 있었죠…" / 사진=조준원 기자

이제 박보영은 더 이상 신인이 아니다. 13편의 영화와 8편의 드라마를 통해 배우로서의 수습딱지를 일찌감치 떼어냈다. 특히 이번 '열정'을 통해 정재영·오달수·배성우 등 생활연기에 탁월한 선배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도라희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고민하고 정기훈 감독에게도 여러 제안을 했다고 한다. 

"'열정' 촬영 현장에서는 단어 하나, 대사 한 마디를 두고 선배 배우분들께서 많은 고민과 함께 토론을 여는 일이 잦았다. 시나리오에 쓰여 있는 대사를 제 스스로 고민해서 다시 내뱉어야 된다고 생각해 감독님께 미리 말씀드리고 여러 버전으로 연기하며 미련을 없애려 노력했다. 예전에는 감독님께서 시키는 대로 했는데 이제는 협상(?)을 할 수 있게 됐다고나 할까."

올 한 해를 누구보다 바쁘게 보낸 박보영은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으로 새 작품을 촬영하고 싶단다. '소녀'에서 조금씩 '여인'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그의 좋은 욕심(?)이 어떤 작품과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지 기대된다. 

"올해 제 자신에게 후한 점수를 줄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정말 열심히 했다. 준비해 둔 작품을 모두 꺼내 보여드렸기 때문에 이제 다 소진된 상태다. 몇 년 간 작품 활동을 하지 못했던 때가 있었기 때문에 하루 빨리 좋은 작품을 만나 촬영에 임하고 싶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