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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에르도안 전화 2번 연속 거절…한 발 물러선 터키 태도에 파리에선 회동할까 ‘촉각’

푸틴, 에르도안 전화 2번 연속 거절…한 발 물러선 터키 태도에 파리에선 회동할까 ‘촉각’

기사승인 2015. 11. 2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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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터키의 러 전투기 격추 이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전화 통화 요청을 두 차례 거절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모두 상대의 사과를 요구하며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는 가운데 다음 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 정상회의를 계기로 두 나라 정상의 만남이 전격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푸틴 대통령의 보좌관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지금까지 에르도안 대통령으로부터 걸려온 두 번의 전화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전투기 격추와 관련한 터키의 사과가 있기 전까지 대화에 응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터키 고위 지도부는 아직도 러시아에 전폭기 격추 사건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으며, 피해 배상을 하겠다는 제안이나 책임자를 처벌하겠다는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푸틴 대통령이 강경 모드를 꺾지 않으면서 30일 공식 개막하는 기후변화협약 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 대화로 문제를 풀 수 있을지 여전히 불투명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회의를 언급하면서 “파리에서 푸틴과 얼굴을 맞대고 만나고 싶다”며 전투기 격추 사건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논의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도 터키 측으로부터 파리 회의에서 대화하자는 요청을 받았음을 확인했다고 미국 CNN방송은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푸틴 대통령이 이런 요청을 받았다”며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 전투기 격추 당일에도 사건 7∼8시간 후에 푸틴 대통령과 접촉하려고 시도했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공보비서는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화 제의를 받아들였는지 등 자세한 내용은 설명하지 않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화 제안은 앞서 한 강경 발언에서 다소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7일 지방 방문에서 러시아가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것을 두고 “불장난을 하는 것”이라며 비난했고, 전날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사과는 터키가 아니라 우리 영공을 침범한 측이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터키의 대화 제의가 긴장 완화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달라진 발언 수위에 주목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프랑스 TV 채널 ‘프랑스 24’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전투기인 줄 알았더라면 “우리 영공 침범에 대해 다르게 대응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NYT는 그가 “러시아 전투기가 영공을 침범하는 일이 또 생긴다면 같은 방식(격추)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던 앞서 발언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도 영국 일간 더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러시아 전투기 격추에 대해 “특정국에 반대하는 행위는 결코 아니었다”고 강조하며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다부토울루 총리는 이어 “터키와 러시아가 불화를 겪으면 승자는 테러리스트인 ‘이슬람국가’(IS)가 된다”며 “터키는 긴장 완화를 위해 러시아, 동맹국들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키가 이처럼 전투기 격추 사건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설전을 벌이면서도 대화 제의는 꾸준히 하는 데에는 러시아가 보복 차원에서 각종 제재를 준비하면서 고삐를 조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러시아는 지난 24일 전투기 피격 사건 이후 터키 상품의 제한적 금수를 포함한 경제 제재와 문화·인적 교류 제한 등의 보복 조치를 시행 또는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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