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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통 전진배치…LG ‘1등 DNA’ 이식 실험

재무통 전진배치…LG ‘1등 DNA’ 이식 실험

기사승인 2015. 11.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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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권영수·CNS 김영섭 '새 수장'
신 성장동력 발굴해 체질개선 앞장
자회사매각·조직개편 가능성 솔솔
"3등 恨 풀고 주도권 확보에 온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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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IT 계열사의 새로운 수장으로 권영수 LG유플러스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영섭 LG CNS 대표이사 사장을 낙점했다. 흥미로운 것은 두 회사 모두 국내 이동통신업계와 시스템통합(System Intergration) 업계 3등에 자리한 만큼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재무통(通)’ 권 부회장과 김 사장이 3등의 한을 풀고 1등 DNA를 이식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29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권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에서 LCD(액정패널표시장치)와 2차 전지를 세계1위 수준으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두 회사 모두 대표적인 LG그룹 내 1등 계열사다. 구본무 LG 회장이 강조해온 ‘시장선도’의 가치를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로도 손꼽힌다.

권 부회장의 금싸라기 인맥도 기대를 모은다. LG디스플레이 사장 시절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직접 협상에 나섰던 경험도 있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에서 LG유플러스가 주도권을 잡는다면 견고한 이통 3사 시장점유율에 변화를 야기할 수도 있다. 지난해 10월 단말기유통구조법(단통법) 시행 이후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아이폰 비중은 30%대까지 증가했다는 것이 이통업계의 설명이다.

LG유플러스가 글로벌 텔레매틱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SK텔리콤과 KT는 각각 기아차와 현대차를 파트너로 차량용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개발한 상태다. 국내 최대 완성차업체인 현대·기아차가 경쟁사와 모두 손을 잡은 상황으로 LG유플러스는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권 부회장이 LG화학 사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GM, 르노, 다임러 등 13개 자동차 제조사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던 만큼 이 분야에서도 인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LG CNS로 돌아온 김 사장은 ‘체질개선’과 ‘자회사 실적개선’이란 급한 불부터 꺼야한다. LG CNS는 이를 위해 지난 27일 김 사장 선임과 임원인사, 조직개편을 동시에 실시했다. 조직개편의 목적은 ‘새로운 성장 전략사업 강화 및 사업성과 가시화’다. 미래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 것 아니냐는 외부의 비판을 적극 수용한 셈이다.

기존 솔루션사업본부는 ‘전략사업부’와 ‘CTO’ 조직으로 개편된다. 전략사업부는 신성장 동력인 ‘에너지, 디지털마케팅,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의 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시스템통합(SI) 사업을 수행해온 금융·공공사업 조직은 축소됐다. 금융·공공사업본부 산하 금융1,2사업부는 ’금융사업부‘로 통합했으며 국방사업부는 폐지됐다.

LG CNS는 IT 서비스 전문 SI 업계 ‘빅3’로 통하지만 삼성SDS, SK C&C와 매출, 영업이익 규모부터 밀린다. 더욱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지 못한 탓에 최근 3년간 연 2%에도 못 미치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LG CNS의 3분기 매출은 8088억원, 영업이익은 271억원으로 삼성SDS 매출 1조8737억원, SK C&C 1조4203억원의 반토막이다. 특히 국방 관련 자회사인 코리아일레콤, 원신스카이텍은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일각에선 재무통 김 사장이 자회사 매각 등 LG CNS 실적 개선을 위한 칼을 빼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LG CNS가 국방사업부를 폐지한 만큼 헬기사업 등을 진행해온 원신스카이텍, 코리아일레콤 등을 운영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근무해온 김 사장을 LG CNS 수장에 앉힌 이유도 체질개선에 있을 것”이라며 “삼성으로부터 시작된 사업정리 바람이 LG에도 불기 시작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LG화학 사장 출신의 권 부회장이 만 6년가량 자리를 지킨 이상철 부회장으로부터 수장 자리를 물려받으면서 상당한 폭의 조직 개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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