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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반도체 승부 건 최태원 회장, SK하이닉스 중심 지배구조 개편 나선다

[마켓파워]반도체 승부 건 최태원 회장, SK하이닉스 중심 지배구조 개편 나선다

기사승인 2015. 12.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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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반도체 사업 확장에 나선 가운데 그룹 안팎에서 SK하이닉스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SK(주)→SK텔레콤→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아래에서는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 중심의 대규모 인수합병(M&A) 및 협업이 어렵기 때문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를 거느릴 경우 지분 100%를 보유해야만 한다.

전문가들은 그룹 내 캐시카우인 SK하이닉스의 성장에 현 지배구조가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개편 작업이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순이익(누적)은 3조4522억원으로, 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1조2224억원), SK이노베이션(1조571억원)을 넘어섰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SK텔레콤(1조1156억원)과 SK이노베이션(1조1823억원)이 그룹 전체 순이익의 60%를 벌어들였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당시 SK하이닉스는 158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 상의 이유로 사업 확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술 격차를 좁히며 반도체 시장에서 파이를 키워가고 있는 중국 업체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M&A와 투자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SK하이닉스의 최대주주인 SK텔레콤을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 분할 후, 투자회사를 지주사 SK(주)와 합병하는 것이다. 이 경우 현재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가 자회사로 격상하게 되며 사업 확장이 수월해진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그간 인수한 ‘미국 LAMD, 대만 이노스터 eMMC 컨트롤러 사업부, 벨라루스 소프텍’ 등은 대다수가 비상장 중소기업”이라며 “그룹 내 반도체 사업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투자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SK하이닉스가 자회사로 격상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SK하이닉스가 자회사가 되면 SK(주)가 영업이익 및 배당을 통해 수취할 수 있는 자금이 늘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의 지배구조 아래에서는 SK하이닉스가 대규모 배당을 시행해도 SK텔레콤을 거쳐 SK(주)에 자금이 유입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수취액이 적다.

다만 아직까지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SK텔레콤 분할 후 SK(주)와 합병할 경우 지배주주의 지분율이 30.6%에서 25%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직접 지분 매입 등의 방법이 거론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SK하이닉스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데에만 4조6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들기 때문에 재원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 SK의 IT 서비스 사업을 분할한 뒤 이 지분을 SK텔레콤이 갖고 있는 SK하이닉스 지분과 바꾸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을 분할하지 않고, SK하이닉스를 지주사의 자회사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지만, 주요 사업의 양수도 방안은 4조∼5조원의 자금이 필요할뿐더러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이어서 외국인 보유 지분이 40.4%에 달하는 SK텔레콤에서 정족수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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