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중국 북 미사일 발사에 차분, 그러나 속으로는 분노를 꾹꾹 참는 듯

중국 북 미사일 발사에 차분, 그러나 속으로는 분노를 꾹꾹 참는 듯

기사승인 2016. 02. 07. 19:5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언론도 미사일보다는 로켓으로 표현하나 분노한 듯
중국은 북한이 자국의 적극적인 만류에도 불구, 7일 오전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것과 관련해 겉으로는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마도 자국이 아무리 노력해도 발사를 막기는 불가능하지 않았느냐는 판단을 최종적으로 했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북한 미사일
중국의 북중 국경 지대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목격된 북한의 미사일. 일본 언론에 포착된 사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제공=포탈 사이트 신랑(新浪).
이는 미사일 발사 소식이 전해진 지 3시간여가 지난 이날 낮 12시 10여 분(현지시간)쯤 외교부가 표명한 짤막한 입장이 무엇보다 잘 말해준다.“국제사회의 보편적 반대를 고려하지 않고 기어코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유감을 표시한다.”는 내용으로 마치 그럴 줄 알고 기다렸다는 듯 발표한 느낌이 없지 않다. 별로 충격을 받은 듯한 자세가 아니라고 해도 좋다.

더구나 외교부 홈페이지는 이런 분위기를 더욱 잘 느끼게 해준다. 북한이 로켓으로 위성 발사 실험에 성공했다는 식으로 설명하면서 가능한 한 미사일이라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는 것. 물론 위성 발사 자체도 제재를 받고 있는 입장에서는 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비판을 잊지는 않고 있다.

이는 관영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언론의 자세에서도 잘 느껴진다. 외신 보도를 인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기사를 작성할 경우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성공이라는 표현을 일체 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상당수의 언론은 대지(對地)관측 위성의 발사에 성공했다는 식으로까지 보도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관련 기사를 검색 엔진 바이두(百度)에서 검색할 경우 압도적으로 로켓이라는 단어가 더 많이 등장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지 않나 보인다.

이로 볼 때 중국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 실험에도 불구, 국제사회가 주장하는 치명적인 제재에는 찬성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한마디로 갑작스런 태도 변화를 통해 북한을 고립이라는 벼랑으로 몰아넣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속으로는 자국의 경고와 회유에도 불구,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한 분노로 인해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이는 중국 최고 지도부가 자체적으로 지금까지 취해보지 않았던 강력한 제재를 만지작거린다는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7일 전언을 상기해도 어느 정도 알 수 있지 않나 싶다. 더구나 지금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북한의 태도에 엄청나게 분노하고 있다. 직설적으로 험한 언사를 토해내는 오피니언 리더들도 적지 않다. 중국 당국 역시 차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속으로는 분노를 꾹꾹 눌러 삼키고 있다는 얘기가 될 듯하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