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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사실상 ‘사망선고’ 군사대치 시작…북한 ‘초강수’ 의도는

개성공단 사실상 ‘사망선고’ 군사대치 시작…북한 ‘초강수’ 의도는

기사승인 2016. 02. 1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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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 중단 조치에 맞대응, 중단 명분 무력화 시도
남북 긴장국면 주도권, 국제사회 제재에도 강력대응 의지
<개성공단 중단> 적막
11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입구에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 북한은 11일 “개성공업지구에 들어와있는 모든 남측 인원들을 2016년 2월 11일 17시(우리 시간 오후 5시 30분)까지 전원 추방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11일 개성공단을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하고 남북 당국간 연락채널을 모두 단절시키는 ‘초강경’ 맞대응에 나섰다. 당분간 대화 등 남북간 어떤 접촉에도 나서지 않고, 긴장국면에서 전혀 밀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 조치 하루 만에 선제적으로 이 같은 카드를 꺼냄으로써 ‘김정은 돈줄 차단’이라는 명분을 무력화시키는 한편, 앞으로 예상되는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당당하게 맞서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오후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성명을 통해 개성공단 우리측 인원을 모두 추방하고 동결된 설비와 물자·제품은 개성시 인민위원회가 관리한다고 했다. 이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을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하고, 군통신과 판문점연락통로도 폐쇄했다.

더군다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대결악녀’, ‘머저리’, ‘얼간망둥이’ 등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막말을 동원해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이는 북한이 박근혜정부 남은 임기인 약 2년 동안 더 이상 남북대화를 시도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관측이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북한학)는 “북한이 우리 대통령을 향해 막말을 쓰고 남북간 연락 수단을 끊은 것은 사실상 남측과는 더이상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3차 핵실험에 대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이 도출된 2013년 3월에도 판문점 남북직통전화를 끊는 등 한국과 국제사회의 제재에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번 4차 핵실험·장거리 미사일에 대한 각종 제재에도 강력히 맞설 것으로 보인다.

또 이명박정부 시절인 2008년 7월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2010년 초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회담이 결렬됐을 당시에도 투자액 기준 4841억원에 달하는 금강산 지구내 남측 자산을 몰수·동결한 바 있다.

금강산 관광 중단과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은 북한의 도발 행위와 관련해 남측이 선제적으로 중단 결정을 통보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고, 북한의 대응 역시 유사한 방식으로 행해졌다.

개성공단의 경우 영구 폐쇄되는 상황이 온다면 북측은 근로자 임금으로 지급되던 연간 1억 달러(한화 약 1200억 원)의 소득원을 잃게 되며, 개성공단 내 북측 근로자 5만4000명과 가족 수십만명이 생계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경제적 측면에서 볼 때 개성공단에 충분히 미련을 가질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북측은 의외로 신속한 대응을 보인 것이다. 이는 북한이 정권 사활을 걸고 핵무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성공단 재가동과 핵문제를 놓고 남측과 협상을 벌일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관측이다.

또 개성공단 중단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 등 정부의 대북정책을 놓고 남한 내부 여론이 분분하다는 점은 대남압박을 위한 북한의 기회가 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평통은 이날 성명에서 “북남관계와 아무 상관도 없는 문제를 들고 나와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했다”며 우리측에 책임을 돌렸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북한은 대남관계에 있어서 더욱 강경한 자세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지도발 등 무력시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개성공업지구 군사통제구역 선포와 관련, 군사대비 태세와 함께 대북 감시체제를 더욱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서부전선 일대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인접지역에 북한군의 병력과 장비가 보강된 징후는 아직 없다”며 “북한군이 한밤중 GP(비무장지대 소초) 공격 등 기습 도발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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