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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첩보영화 같았던’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집단탈북

‘한편의 첩보영화 같았던’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집단탈북

기사승인 2016. 04. 10.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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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순의사 표명 일주일도 안 돼 입국
항공편 이용 신속 이동…한국인 관광객으로 위장한 듯
'집단탈출'에 폐가된 中닝보 북한식당
10일 오전 북한 종업원 13명이 집단탈출한 곳으로 추정되는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에 있는 북한식당인 류경식당. /사진=연합뉴스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명의 집단탈북 과정은 첩보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치밀하고 신속하게 진행됐다.

지난달 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이후 이들이 탈북을 결심하고 이달 초 우리 정부에 한국행 의사를 표명, 지난 7일 국내에 입국하기까지 그 시간이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이들은 중국 저장(浙江)성의 북한 식당에서 근무하던 종업원들로 베트남과 태국을 경유해 서울에 도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갔다가 베트남이 중국과의 관계 때문에 난색을 보이자 태국 방콕을 거쳤을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이들이 중국내 북한 식당이 아니라 동남아 한 국가의 북한 식당에서 근무하던 종업원들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일단 이들이 해외의 한 북한 식당을 탈출한 이후 동남아 제3국을 경유했다는 부분에선 관련 소식통들의 진술이 일치한다. 우리 정부는 탈북 종업원들의 입국 경로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국가 간 이동 때는 신속한 이동이 가능한 항공편이 이용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은 정상적인 비자를 소지하고 항공편 이용 때 제한을 받지 않는다. 다만 탈북 종업원들은 북한 보위부 등의 감시를 피하고자 한국 관광객으로 위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난 8일 정부가 공개한 사진 속의 북한 종업원들은 형형색색의 패딩 점퍼와 가죽 점퍼, 후드 티, 청바지를 입고 백팩과 여행용 캐리어, 팬시 가방 등을 휴대한 전형적인 ‘여행자’ 차림이었다.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 사람 티가 나면 큰 일이기 때문에 예전부터 북한에서 볼 수 없는 복장을 입혀서 한국 관광객에 섞여 들어오곤 했다”며 “북한식당에는 담당 보위부 요원이 있다. 지배인은 보위부 요원이 아닐 것이고 나머지 여종업원 12명 중 보위부원이 포함돼 있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13명이 집단 탈출했다는 것은 보위원을 철저히 따돌렸거나 포섭했다는 의미”라며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체제에서 이러한 시도가 성공했다는 것은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귀순에 성공한 북한 종업원들은 현재 국내 모처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조만간 유관기관 합동조사를 실시한 뒤 이들을 하나원에 입소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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