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 가습기 살균제 사태 사과 “피해보상금액 100억 원 규모”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 가습기 살균제 사태 사과 “피해보상금액 100억 원 규모”

기사승인 2016. 04. 18. 12:3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사과 및 보상 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병화 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고통과 슬픔을 겪어 온 피해자 여러분과 그 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롯데마트가 PB(자체브랜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들에 사과하고 피해 보상 방안을 발표했다. 2011년 보건복지부 역학조사를 통해 가습기 살균제가 폐손상의 원인으로 밝혀진 지 5년 만의 뒤늦은 사과지만, 사건 관련 업체 중 최초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이사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피해 보상 약속’ 기자회견에서 “지난 2011년 8월 이후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 문제점이 제기되고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보도되는 사태의 와중에서 원인 규명과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가습기 살균제 사태 발생 이후 피해자를 위한 최선의 해결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왔지만, 이 또한 저희로서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사태를 접하다보니 제대로 된 대안을 찾지 못하고 많은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더 이상 시간을 늦추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덧붙였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6년 11월에서 2011년 8월까지 시판했던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피해자 및 그 가족들에게 여러 관련 업체 중 처음으로 피해 보상을 실시한다. 검찰 수사가 종결되기 전까지 △피해보상 전담 조직 설치 △피해 보상 대상자 및 피해보상 기준 검토 △피해 보상 재원 마련 등을 준비한다.

김 대표는 구체적인 피해보상 기준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 피해자가 많기 때문에 하나의 원칙만 갖고서는 해결이 안 될 것 같다. 큰 원칙을 정하되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피해 보상 금액으로 100억 원 규모의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며 “피해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기준에 대해 협의하겠다. 필요하다면 나머지 관련 업체들과도 의논해 이 사태를 풀어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 자체적으로 상품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적으로 부족했던 것 같다”며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해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와 피해 발생간의 인과관계를 포함해 진상 규명에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이번 사태 관여에 대해 “사과 발표는 롯데마트가 직접 결정하고 추진한 것이다. 신 회장이 이 사태에 대해 알고 있지만, 우리가 전적으로 결정했다고 보면 된다”고 반박했다.  


롯데마트가 5년 넘게 침묵하다 갑자기 보상안을 들고 나온 것은 최근 이 사건에 대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되면서 압박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검찰은 지난 1월 서울중앙지검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환경보건시민센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 등은 롯데마트가 검찰 수사를 하루 앞두고 사과한다는 점에 진정성을 의심했다. 동시에 관련 업체들을 향한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모임 강찬호 대표는 “이 사과는 피해자와 국민을 상대로 한 사과가 아니라 검찰에 사과를 한 것이다. 누가 이 사과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겠냐”며 “롯데마트 뿐만 아니라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된 업체가 다 함께 공동으로 피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피해자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소비자들에게 정식으로 사과해라”고 말했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임산부와 영·유아 등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다 사망하거나 폐질환에 걸린 사건이다. 롯데마트는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원료로 PB 가습제 살균제를 제조·판매하다 2011년 중단했다. 이 원료는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옥시레킷벤키저),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홈플러스 PB), 세퓨 가습기 살균제(버터플라이이펙트) 등과 함께 2011년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조사에서 집단 폐손상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