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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구조조정 격랑 속 조선업계 노사 갈등 번지나

[기자의 눈] 구조조정 격랑 속 조선업계 노사 갈등 번지나

기사승인 2016. 04. 2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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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정부의 조선업 구조조정안에 업계 내에서는 사측과 노조간 대립으로 번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이번 대책에서 대우조선해양에 추가 인력 감축과 급여 체계 개편·비용 절감 등의 후속 자구계획을 마련하라는 요구가 포함되자 회사 노조는 지난해 채권단의 지원을 받으면서 이미 구조조정안을 받아들였는데 추가 요구는 안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가시밭길 임협을 예고한 현대중공업에 이어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반기를 들고 나선 셈이다.

노조 측은 회사가 경영 부실의 책임을 근로자측에 전가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한차례 구조조정을 겪으며 살얼음판을 내딛었던 이들은 추가적인 감원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정부의 주문에 따라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추가 인력 감축을 검토중이고, 현대중공업은 지난 28일 임원의 25%인 60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내부에서 돌고 있는 정리 해고설까지, 지난해보다 더 혹독한 시련이 전망되자 노조는 경영진에 강력히 반발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회사 측도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의 구조조정안이 발표된 이후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성동조선해양·STX조선 등 중대형 조선사 인사 담당자들은 경남 거제시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조선해양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긴급 대책 회의’에 참석해 정부에 수주 지원을 당부하는 한편 노동부에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달 유럽행에 올라 주요 선주들을 만났고, 이병모 STX조선해양 사장도 영국 출장길에 오르는 등 일감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최근 조선업 불황을 국제유가와 그로 인한 해양플랜트 사업 침체 및 국제 해운업의 침체 탓으로 보고있다. 현재 국제유가는 배럴당 30~40달러인데 비정상적이라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향후 유가가 회복되면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이 다시 호황을 맞을 것으로 보고, 위기 뒤에 올 호황기에 대비하라는 조언도 곁들였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살아남기 위해 끝까지 버티자’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일밖에 몰랐던 노동자들의 ‘일자리 사수’를 위한 저항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세계 최고 조선사로서 명예를 되찾기까지 노사 구별 없는 희생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군다나 현대중공업 노조 등이 예고한 임금 9만6712원 인상 및 퇴직자 수에 상응한 신규 인력 채용·성과연봉제 폐지 등의 요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극심한 대립과 갈등 대신 노사가 합심해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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