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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손으로 아이 죽였다” 유가족 눈물 그리고 절규…두 차례 중단된 옥시 기자회견

“내손으로 아이 죽였다” 유가족 눈물 그리고 절규…두 차례 중단된 옥시 기자회견

기사승인 2016. 05. 0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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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기자회견 격앙된 분위기 속 진행…옥시 "피해 보상안 철저 이행"
피해자 연대 "이번 사과는 검찰 면피용 사과…옥시 자진 철수 및 폐업해야"
기자회견하는 피해자 가족<YONHAP NO-1218>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인 최승운 씨가 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옥시 공식 기자회견장이 끝난 후 단상에 올라와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
“아이 건강을 위해 매일같이 가습기 살균제를 갈아줬는데……. 결국 우리 아이를 내 손으로 4개월간 서서히 죽인 겁니다.”

자신을 ‘자식을 잃은 아빠’라고 소개한 최승운 씨는 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옥시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연단에 올라 이번 옥시의 사과에 대한 가습기 살균자 피해자 유가족 연대의 입장을 밝히기 전 어렵게 운을 뗐다.

최 씨는 “아이가 만 1세 때 병원에 입원한 뒤 8개월 만에 죽었다”면서 “옥시측이 그간 피해자에 대한 사과 없이 언론을 통해 5년 만에 사과하는 것을 저희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나도 지극히 평범한 아빠였다”며 “이건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라 제품을 잘못 만들어 벌어진 것”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아타 사프달 옥시레킷벤키저(RB코리아·레킷벤키저 한국법인) 대표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옥시의 기자회견은 유가족과 피해자 등의 거센 항의로 두 차례 중단되는 등 격앙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유가족들의 “내 아이를 살려내라”는 절규와 항의에 아타 사프달 대표는 당황해하면서도 “나도 아이가 있는 아빠로서 가슴이 무척 아프다.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한다”며 “피해자들을 위해 모든 보상과 책임을 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가 완전히 해결되기 전까지 한국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보상안계획을 철저히 이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씨는 아타 사프달 대표의 사과문 발표와 Q&A 순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유가족 연대의 입장을 밝혔다.

연대는 “지난 5년간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해 사과를 요구해 온 피해자들의 한 맺힌 눈물을 외면해 왔다”면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기자간담회 형식의 사과를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연대는 또 옥시의 자진 철수 및 폐업을 요구했다. 연대는 “수백명을 죽인 살인기업 옥시는 반성은커녕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외면한 채 회사 법인을 해산하고 사명을 두 번씩이나 변경하는 등 사건을 은폐·축소하려했다”며 “온 국민이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분노하고 있는 이 때, 옥시 직원들은 해외 포상 여행을 다녀오는 등 반인륜적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검찰 수사 면피용의 형식적 사과가 아닌 피해자 한사람 한사람을 찾아 진심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정치권 등에 대해서도 다시 이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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