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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만 되면 인기 장난감 찾아 ‘유랑’하는 부모들

어린이날만 되면 인기 장난감 찾아 ‘유랑’하는 부모들

기사승인 2016. 05. 0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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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을 사흘 앞둔 2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창신동 문구완구시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한 장난감 가게 앞에서 장난감을 고르고 있다/사진=김범주 기자
#경기도 광명시에 거주하며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워킹맘 이모씨(44)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걱정이 앞서고 있다. 하나뿐인 아들의 장난감 선물을 사기 위해 지난해 어린이날 지역 대형마트부터 서울 동대문의 장난감 도매상까지 장난감을 찾아 헤맸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씨는 “올해는 아들 녀석이 또 어떤 장난감을 사달라 할지 벌써부터 겁이 난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어린이날 등 특정 기념일만 되면 자녀들이 원하는 선물을 사기 위해 장난감 가게를 찾아다니는 이른바 ‘부모 유랑족’을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어린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터닝메카드’의 일부 모델은 올해도 매장에서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인기만화 캐릭터 장난감은 이미 오래전에 매진된 제품이 많았다. 그나마 재고가 있는 일부 매장에서는 웃돈을 요구하는 사례도 종종 목격됐다.

어린이날을 앞둔 3일 오후 장난감 도매상들이 모여 있는 서울 동대문과 토이저러스 구로점 등을 찾았다.

동대문 시장은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졌지만, 장난감을 사기 위한 발걸음은 이어지고 있었다. 매년 어린이날 손주들에게 장난감을 선물하기 위해 10년째 동대문 시장을 찾고 있다고 밝힌 할아버지 최모씨(66)는 “오늘도 손주가 원하는 장난감을 찾지 못했다”며 발걸음을 돌렸다.

최씨가 찾는 장난감은 손오공사에서 출시한 터닝메카드 시리즈였다. 할아버지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장난감이지만 최씨는 “이런 장난감이라도 손에 쥐어줘야 손주들의 미소를 볼 수 있다”며 다른 장난감 가게를 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다양한 종류의 터닝메카드를 갖고 있는 경우라도 예외는 없었다. 이마트 신도림점에서 만난 할머니 이모씨(68)는 초등학교 1학년 손주와 함께 터닝메카드 시리즈를 사기 위해 집주변의 대형마트를 돌아다니고 있다고 했다. 이미 이 손자는 30종이 넘는 터닝메카드 시리즈를 보유하고 있지만, 최신형 모델을 구매하기 위해 이마트, 홈플러스 등 여러 마트를 찾아다니고 있다고 했다.

토이저러스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씨는 “3살 된 아들이 원하는 장난감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찾아다닌 끝에 겨우 손에 쥘 수 있었다”며 올해 어린이날 선물은 해결한 것 같아 다행이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특정 모델의 품귀 현상으로 다른 장난감으로 눈을 돌리는 일도 있다고 한다. 토이저러스 매장 관계자는 “부족한 수량과 높아진 장난감 가격 때문에 부모들이 처음부터 자전거나 킥보드로 자녀의 선택을 유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올해 어린이날은 터닝메카드가 없어서 큰 곤욕을 치렀던 지난해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정 모델의 부족 사태에 대해 제조사 등은 ‘공급보다 수요 증가가 더 빠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손오공 측 관계자는 “어린이날을 대비해 인기 모델은 평소 대비 4배가량 공급량을 늘렸다”며 “그런데도 수요가 많아 완구시장에서 품귀 현상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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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토이저러스 구로점의 바이크저러스 전경, 어린이날을 앞두고 선물을 사러온 한 가족이 매장에 전시된 킥보드 등을 체험중이다/사진=김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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