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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조양호 회장 사재출연과 6500원짜리 직원 밥값

[기자의눈]조양호 회장 사재출연과 6500원짜리 직원 밥값

기사승인 2016. 05.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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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누리
산업부 문누리 기자
2일 한진해운 임원회의에서 ‘직원 밥값도 줄이는’ 비용절감 방안이 나왔다. 석태수 사장을 비롯해 임원 급여를 일부 반납하고 서울 여의도 본사 구내식당은 운영 중단, 일부 복리후생비도 대폭 삭감한다. 하지만 이번 방안에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출연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다. 채권단의 한진해운 자율협약 개시 여부 발표를 앞두고 기업 오너가에 대한 ‘도덕적 해이’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의외의 행보다.

물론 조 회장도 할말은 많다. 2014년 4월 말 한진해운 대표이사직에 오르며 연봉을 받지 않은 데다 대한항공 등 그룹 계열사를 통해 1조원 가량을 한진해운에 쏟아붓기도 했다. 최근엔 이란 경제사절단 참가를 취소하고 대신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을 보냈으며,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 사의도 표명했다.

하지만 현재는 2년 전 조 회장이 연봉 반납할 때와 달리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눈 앞에 기다리고 있다. 더 심각해진다면 법정관리나 합병 등도 고려해야 할지 모른다. 석 사장은 “작은 것 하나도 쉽게 생각하지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붓자”고 강조했다. 직원 밥줄까지 건드는 게 회사 살림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진 의문이지만 ‘재기의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마른 수건’이라도 짜는 모습이다.

사재출연 등을 통해 회사가 살아난다면 조 회장이 꿈꾸는 ‘육해공’ 그룹 재건도 가까워진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사재 출연해 살린 금호산업을 지난해 말 손에 넣은 것이 선례다. 직원 사기도 키워 그간 줄인 식비보다 더 큰 효과를 볼지도 모른다. 구내식당이 문을 닫게 되는 다음달, 400여명 본사 직원들이 ‘회장도 함께 허리띠 졸라맨다’며 공감하기 위해선 조 회장도 행동으로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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