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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심해지는 회사채 시장, 활성화 방안 실효성은?

양극화 심해지는 회사채 시장, 활성화 방안 실효성은?

기사승인 2016. 05.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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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정부의 구조조정 여파에 비우량 채권에 대한 경계 심리는 커진 반면, 시중 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챙길 수 있는 우량 채권에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상반기 중 비우량 회사채 유통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검토 중인 방안 대부분이 실효성이 낮거나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또 인위적 조정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져 연쇄 부실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3일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지난 주 신용등급 A급 이하의 비우량 채권의 유통 비중은 21.07%로, 전주 대비 2.2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AA’급 이상 회사채의 유통 비중은 78.93%에서 81.14%로 늘었다.

정부가 조선·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안을 발표하자,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주 5개 경기민감업종 중 조선·해운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에 우선적으로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철강·건설·석유화학 등에 대해서는 추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발행시장은 전체 발행 물량이 늘며 호조세를 보이고 있으나, 우량 회사채에 대한 쏠림 현상은 여전한 상황이다. 지난 한 주 동안에만 1조9750억원 어치의 회사채가 발행돼 3월 한달간 발행된 물량보다 많았다. 롯데케미칼(AA+)이 7600억원 어치를 발행했으며 A급 회사채 중에는 최근 실적이 개선된 효성이 높은 수요 예측 결과를 보였다.

김종훈 KIS채권평가 연구원은 “A급의 회사채의 경우 수요예측에서 미달이 나는 사례가 많다”며 “지난주 결산실적이 좋은 기업에 한해 투자 수요가 조금 생겼지만, 여전히 AA급 이상의 회사채에 수요가 편향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발행시장에서의 호조와 달리 유통시장에서는 모멘텀 부재로 관망세가 짙어진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상반기 중 비우량 회사채 유통 활성화 방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지만, 전문가들은 정책 이슈로 해결될 만한 상황이 아니라며 실효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펀드가 담고 있는 개별 기업 회사채의 신용등급을 평균해 투자 가이드라인으로 삼는 펀드 신용평가제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채권형펀드 시장이 활성화돼있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실시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또 하이일드펀드에 A급 회사채를 편입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으나, A급까지 비우량 회사채 전용투자펀드에 편입할 경우 신용등급 체계에 대한 시장 왜곡이 우려되며 사실상 B급 이하의 회사채 발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급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방안은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의 A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 투자 가이드라인을 완화하는 것이다. 다만 국민연금의 경우 보수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투자 자산 편입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에 따른 연쇄 부실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불확실성이 해소된 후에나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위적으로 시장 상황을 돌이키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며 “연쇄적인 부실 우려가 있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끝난 후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그 때 정책을 마련하는게 맞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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