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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조선3사, 줄이긴 줄여야겠는데… 노조 반발 어쩌나

[취재뒷담화]조선3사, 줄이긴 줄여야겠는데… 노조 반발 어쩌나

기사승인 2016. 05. 0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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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절벽에 내몰린 조선 3사가 몸집 줄이기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일감이 말라가고 있는데다 정부는 빅딜 없는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며 고강도 자구책을 기업들에 요구하고 있어 인력감축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입니다. 하지만 생업을 지켜야 하는 근로자들과의 갈등은 불 보듯 뻔해졌습니다. 버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이라도 하게 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조선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이유 입니다.

정부 압박에 3000명 감원설의 주인공 현대중공업이 먼저 임원 25%를 내보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 발표 전 이미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1만3000명 수준의 직영 인력을 2019년까지 1만명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고강도 대책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최근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으로부터 경영·재무·유동성에 관한 자구안을 제출할 것을 통보 받은 삼성중공업은 고민이 많습니다. 상시 희망퇴직은 받고 있지만 인위적인 구조조정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입니다.

해직에 대한 근로자들의 반발과 불안감은 극에 달했습니다. 강경하기로 소문난 현대중공업 노조는 4일 임금단체협상 출정식을 열고 사측과 대립을 예고했습니다. 사측과 상생의 길을 걸었던 대우조선해양 노조 역시 추가 구조조정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동참의 뜻을 밝혔습니다.

급기야 조선업 위기로 일자리를 잃었거나 실직 위기를 맞은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을 살리려는 대책위원회가 발족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업 위기는 자본의 부실경영과 정부 무대책·방관에 가장 큰 책임이 있으니 고용과 생존을 보장하는 특단의 긴급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이들은 상황에 따라 대규모 집회를 열고 치열한 투쟁을 불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저유가 저성장 불황에 맞춘 해법이 불가피한 ‘인력 감축’이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위기 돌파의 또다른 핵심 키워드는 노조와의 상생 입니다. 몸집을 줄이면서 턴어라운드 시기까지 버텨내려고 하는 조선사들은 이제 또다른 위기에 맞이하게 된 셈입니다.

조선 ‘빅3’는 아직 1.5년~2년 정도 남은 수주물량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신규 발주가 늘어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이 최근 해양부문 인력을 대거 거제로 이동 시킨 것도 기수주한 물량을 차질 없이 인도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파업이 발생하고 인도물량이 납기를 지키지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따뜻한 5월이 됐지만 조선업계는 더 혹독한 칼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서로 신뢰하고 양보하는 상생과 고통분담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위기는 어느 한 회사에 국한된 게 아닙니다. 업계가 모두 한 배를 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결국 해법은 진정성입니다. 노사 모두가 바라는 정답은 만들어내기 어렵습니다. 서로의 최선책이 관철되기 어렵다면 서로의 차선으로 조율돼야 합니다. 양측의 진정성이 오롯이 전달 된다면 사회를, 국민을 움직이고 결국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지원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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