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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카마로’인 줄 알았다...현대차 ‘아반떼 스포츠’ 타보니

[시승기]‘카마로’인 줄 알았다...현대차 ‘아반떼 스포츠’ 타보니

기사승인 2016. 05. 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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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 아반떼 스포츠 주행사진 (3)
1604 아반떼 스포츠 주행사진 (3)
‘카마로’인 줄 알았다.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스포츠’를 시승하러 갔는데 왠 카마로 한 대가 서 있었다. 아닌 줄 알았지만 첫인상은 분명히 그랬다. 진짜 카마로처럼 보였다.

얼굴부터 잘생겼다. 신형 아반떼(AD)도 잘생겼다는 평을 많이 들은 차다. 잘생긴 차가 더 잘생겨졌다. 가만 보니 앞트임 수술을 했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이 무광의 검은색 실선으로 연결됐다. 눈동자를 잘 뜯어보면 디테일한 부분이 많이 달라졌다. 방향지시등과 헤드램프를 갈라 놓는 두꺼운 선이 생겼다. 눈매가 좀 더 부리부리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눈동자 바깥쪽 끝에 핏줄이 선 듯 빨간 선 하나가 강렬한 느낌을 준다.

안개등 아래쪽에는 에어커튼이 생겼다. 에어커튼은 바람이 드나드는 구멍을 일컫는다.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이 구멍을 통과하면서 차체를 안정감 있게 가라앉히는 역할을 한다. 손가락 네 개가 한꺼번에 들어갈 정도로 구멍이 크다. 바람이 잘 흐를 수 있도록 가로로 결이 나 있다. 에어커튼 가장자리는 디귿자 크롬장식으로 둘렀다. 호두도 씹어먹을 듯 턱이 강인해보인다.

옆에서 보면 ‘에어스커트’라고 문 아래 4~5㎝ 두께의 철판이 달린 것을 제외하면 AD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에어스커트는 에어커튼과 마찬가지로 공기 흐름을 매끄럽게 하는 역할을 한다. 스포츠카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장치다. 에어스커트 덕분인지 스포츠카 느낌이 확 산다. 바퀴는 18인치 알로이 휠이 기본이다. 휠 문양이 옛날 에쿠스를 떠올리게 한다. 촘촘한 살이 아주 고급스럽게 뻗어 있다. 보다 스포트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살이 5개 뿐인 경량 휠을 장착할 수 있다. 옵션이다.

뒷태는 앞태만큼이나 많이 달라졌다. 번쩍이는 배기구(머플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오른쪽으로만 머플러가 툭 튀어 나와 있다. 양쪽에 하나씩, 듀얼 머플러를 기대한 사람들이 많았다지만 개인적으로는 과하지 않아서 좋았다.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차 트렁크 위에 날개(리어 스포일러)를 추가 장착할 수 있다. 옵션이다.

시승은 영종도 네스트 호텔에서 송도 국제도시를 오가는 왕복 66㎞ 구간에서 이뤄졌다. 아반떼 스포츠에는 1.6리터 터보엔진과 7단 DCT(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있다. 최고 출력은 204마력, 최대토크는 27.0㎏.m에 달한다. 기존 AD 1.6 모델과 비교하면 70마력 이상 출력이 높아졌다.

이 차는 △에코 △일반 △스포츠의 3개 주행모드를 지원한다. 일단 에코모드부터 체험해봤다. 확실히 AD 모델보다 좋았다. AD 모델의 경우 에코모드에서 1~3단 변속 때 충격이 큰데 스포츠 모델은 그렇지 않았다. 엔진회전수(rpm)가 2000쯤 가면 곧장 변속이 이뤄진다. D컷 핸들 뒷쪽에 달린 패들시프트(수동변속기)는 써볼 기회도 없었다. 조향감은 상당히 묵직한 편이다. 손을 놓고 운전해도 되겠다 싶을 만큼 안정감을 준다.

인천대교에 진입하자마자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꿨다. 확실히 에코모드보다는 반응이 민첩해진다. 금새 속도가 시속 120㎞까지 치솟았다. 이 속도에서도 5단을 유지하며 속도를 더한다. 속도가 올라가면서 되레 차체는 밑으로 가라앉는 느낌이다. 시승이 진행된 3일은 전국에 강풍주의보가 발령된 날이다. 인천대교를 무너뜨릴 듯 휘몰아치는 바람에 차가 좌로, 우로 한번씩 흔들렸지만 날아갈 듯한 가벼움은 없었다. 제동력도 수준급이다. 빗길이라 미끄러웠음에도 밟으면 밟는 대로 어김 없이 섰다. 살짝 밟으면 살짝 서고, 꾹 밟으면 콱 선다. 너무 민감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잘 섰다.

소리는 조금 아쉬웠다. 스포츠 모드의 특별함이 없었다. 스포츠카의 스포츠 모드지만 재미를 기대할 수준은 아니다. AD 모델도 스포츠 모드에서는 그 정도 소리를 낸다. 빨간색으로 도배해 놓은 시트색의 강렬함에 비해 계기판도 상당히 심심한 편이다. AD 모델과 똑같다. 부동액 게이지와 연료 게이지의 바늘 방향만 살짝 틀어놨다. 왜 바꿔놨는지 알 수가 없다. 스포츠카 DNA를 찾기 어려웠다.

연비는 왕복 11.6㎞/ℓ를 기록했다. 공인연비(12.0㎞/ℓ, 7단 DCT 기준)와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 이날 강풍이 휘몰아치던 날씨를 고려하면 공인연비 이상의 연비를 실현했다 봐도 무방하다. 가격은 △M/T(수동변속기) 모델 1963만원 △7단 DCT 모델 2158만원 △익스트림 셀렉션 2410만원이다. 옵션은 별도다.

총평을 내리자면 10점 만점에 8점 이상이다. 가격을 고려하면 10점이다. 반값에 카마로를 몰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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