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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중국 멀고도 먼 의료 선진국 꿈, 황당한 경우 많아

[기자의 눈] 중국 멀고도 먼 의료 선진국 꿈, 황당한 경우 많아

기사승인 2016. 05. 0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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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바이두 사태도 결국 이 문제와 귀결
중국은 경제 상황만 놓고 보면 중진국 문턱을 넘었다고 해도 좋다. 괜히 G2라는 말을 듣는 것이 아니다. 극단적인 돌발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중진국을 넘어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 다음 2050년 전후에는 자신들이 기대해 마지 않는 이른바 중궈멍(中國夢), 즉 중국의 꿈을 달성하지 않을까 싶다. 명실공히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선진국에 진입한다는 얘기가 된다.

그럼에도 중국에는 선진국 문턱을 과연 넘을 수 있을까 우려되는 분야가 없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의료 분야가 아닌가 보인다. 진짜 그런지는 몇 가지 사례만 거론해봐도 바로 알 수 있다. 우선 10여 년 전 한국 유수 기업의 주재원으로 베이징에 근무했던 오(吳) 모 씨의 황당한 횡액이 그렇지 않나 싶다. 당시 그는 출근길에 팔이 크게 부러지는 꽤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도저히 한국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므로 인근 병원에서 철 지지대를 박는 수술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병원에서는 당연히 수술이 잘 됐다고 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수술한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아 팔에서 자꾸 이상한 소리가 났던 것이다. 게다가 통증도 멈추지 않았다. 한국에 가서 다시 진찰을 받지 않으면 안 됐다. 한국 병원에서 밝혀진 사실은 놀라웠다. 철 지지대를 조이던 나사 몇 개가 풀어져 팔에서 돌아다녔던 것이다. 한국에서 다시 치료를 받은 그는 베이징에 돌아온 후 해당 병원을 고소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정도는 약과라면서 주변 중국 지인들이 그냥 참으라고 하는 황당한 일이 또 벌어졌다. 물론 그는 참았다. 그러나 그때의 경험은 완전히 트라우마가 됐다. 다시 베이징에 주재하는 지금은 감기만 걸려도 한국으로 날아가는 것이 일상이 되고 말았다.

최근에는 눈의 이상으로 고생했던 S 씨의 경우가 비슷하지 않나 싶다. 올해 초 그는 갑자기 눈앞이 어지러워지면서 급속하게 찾아온 통증을 느꼈다. 바로 근처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검사를 위해 즉각 무슨 약품 시약인가를 눈에 주입했다. 그런데 아프다고 한 눈과는 반대쪽으로 집어 넣었다. 그로서는 “반대로 집어 넣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이 정도 되면 의사가 당황해야 한다. 그러나 담당 의사는 “양쪽에 다 넣어도 치료비는 한쪽만 받을 테니 걱정하지 마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고 한다. S 씨는 할 수 없이 한국으로 돌아가 치료를 받고 2개월 동안 휴식을 취해야 했다.

최근 중국에서 이런 의료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급기야 일부 검색업체가 이로 인해 횡액을 치르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그동안 병원 과장 광고로 상당한 수익을 올렸으나 이를 믿고 해당 병원을 찾아간 환자가 의료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 것. 도덕성에 상처를 입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가 막힐 얘기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가 신장을 잃어버리는 횡액을 당한 류융웨이 씨. 부인이 슬퍼하고 있다./제공=중궈칭녠바오.
중궈칭녠바오(中國靑年報)를 비롯한 중국 언론의 6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황당한 의료 사건이 또 다시 발생했다. 피해를 입은 당사자는 안후이(安徽)성 쑤저우(宿州)에 사는 농부 류융웨이(劉永偉)씨. 그는 지난해 6월 트랙터를 몰다가 당한 교통사고로 장쑤성(江蘇省) 쉬저우(徐州)의대 부속병원으로 후송돼 8시간에 걸쳐 가슴 쪽에 대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 경과는 좋았다. 건강도 되찾았다. 큰 문제도 없는 듯했다.

이후 그는 추가적인 치료를 위해 별 생각없이 다른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았다. 이때 놀라운 사실을 통보받았다. 담당 의사가 “오른쪽 신장이 왜 없느냐?”는 질문을 한 것. 그는 너무나도 놀라 병원을 옮겨가면서 몇 번이나 CT 촬영을 했다. 결과는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서둘러 최초의 수술을 한 쉬저우의대 부속병원을 찾았다. 답은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내용으로 돌아왔다. 수술 당시 오른쪽 신장을 잠시 떼어내기는 했으나 다시 집어넣었다는 것이 해당 병원의 주장이다. 이어 “자연스럽게 소실된 것으로 보인다.”는 황당한 주장을 재차 피력했다.

현재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쉬저우의대 부속병원에서 집단적, 고의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누군가가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황당하고도 비윤리적인 범죄를 저지른 것은 맞는 것 같다. 당사자에게는 가슴이 찢어지는 일이기는 하나 정말 웃픈 범죄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중국은 그럼에도 의료 시설의 태부족으로 이런 병원조차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또 의료비가 너무 비싸다. “칸빙난, 칸빙구이(看病難, 看病貴)”라는 말이 오래 전부터 유행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 아니가 싶다. 중국이 진정으로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의료 현장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웃픈 사건, 사고와 이런 현실에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고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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