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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스포츠를 말하다]스포츠산업, 질적 성장을 위한 전문인력 육성의 딜레마(중)

[기업 스포츠를 말하다]스포츠산업, 질적 성장을 위한 전문인력 육성의 딜레마(중)

기사승인 2016. 05. 0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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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산업전문인력 양성현황
대학과 현장에서의 스포츠산업 인재에 대한 요구는 불균형의 연속이다. 많은 대학들은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마케팅부터 인사·재무·조직 등등 경영학 전반(또는 경제학)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스포츠와 연계해 진행된다(사실 그 내용은 경영학에 대한 교양이론에 더 가깝다).

문제는 너무 다양한 내용들을 깊이 있게 배우기에는 전공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런 배움의 깊이가 낮은 문제는 어느 전공에서나 나타나는 문제다. 스포츠산업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이런 한계를 알기에 복수전공을 이용하며 부족한 면을 채우려 하고 있다. 하지만 복수전공 또는 3전공을 하면서 발생하는 시간적 압박은 학생들로 하여금 진지하게 전공을 탐색하는 기회를 뺏고 있다.

대학의 테두리를 벗어나 현장을 보자. 여기서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체육이라는 기본 개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인재들이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포츠마케팅 전공이 아닌 마케팅 전공자가, 스포츠조지관리 전공이 아닌 조직관리 전공자가 선호받고 업무를 담당한다. 이러다 보니 학계와 현장에서 원하는 인재와 실재 일하는 인재에 대한 생각의 차이는 천지차이다. 수요와 공급이 평가하는 질이 다르다는 의미다.

스포츠산업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많은 대학은 졸업후 진로로 스포츠마케터, 스포츠에이전트, 스포츠미디어 관련 직업, 스포츠정보관리사 등 다양한 분야를 제시한다. 이들 직업은 사실 모든 산업부문에 해당되고 많은 학생들은 다양한 진로가 보장된다는 꿈에 장미빛 미래를 꿈꾼다. 하지만 실질적인 취업가능 업종이라고 하기에도 모호한 것이 많다. 현실에서는 각 분야(해당 업종과 관련된 학과들)의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마련이다.

스포츠산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경영학과 수업 몇 학점을 이수했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산업을 이해해야 한다. 경영 뿐 아니라 경제적 시각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큰 규모의 자금이 어떻게 국가와 국가간 이동하고 글로벌 경제 이슈가 대형스포츠 이벤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거시적인 관점은 필수적이다. 현재의 스포츠산업 이슈는 단순히 한 지역에서 벌어지는 사안이 아니다.

마케팅만 놓고 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프로모션에 대해 90%이상을 집중해 가르치는 스포츠마케팅 수업만 들은 학생들에게 재무와 회계, 로지스틱의 개념을 이해하고, 수요와 공급의 복잡 미묘한 상관관계를 파악해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을 기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대기업들의 지원과 상존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실 스포츠산업 발전은 더뎌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글로벌 경기 침체는 대기업들의 수익구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스포츠에 대한 관심보다는 기업의 생존이라는 원초적인 이유에 집중하게 만든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국내 경제의 성장동력 한계라는 이슈는 스포츠산업에 대한 관심은 저 뒷편으로 밀어버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 적극적인 관심은 사실 몇몇 기업말고는 찾기 힘들어 졌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사퇴한 것도 자율협약으로 최악의 상황에 놓이 한진해운의 경영문제가 더 큰 고민거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대학과 정부가 갖추고 있는 스포츠산업 인재양성 시스템의 한계는 스포츠산업의 질적 발전에 가장 큰 문제점이다. 체육계에서 주도하고 있는 스포츠산업에 대한 관심은 체육계 뿐 아니라 경영·경제 등을 아우르는 분야의 공동 관심사가 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가 통합된 교육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스포츠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 붙이겠다는 정부도 이런 문제점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정부 주도의 전문인력 자격증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이 또한 현실에서는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힘든 껍데기 자격증인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스포츠산업의 인재양성 시스템은 산업의 성장 속도에 비해 매우 불안정하고 속도가 더디다. 현재 체육계의 인재양성 시스템은 1990년대에 문제로 지적했던 경영·경제 마인드 부족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학계의 노력만으로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정부도 정확한 상황 파악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추진했던 많은 인재양성 시스템의 문제점을 보완해 현실에 맞고 현장이 원하는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제도를 고민해야 한다. 기업들이 스포츠산업 전공을 한 취업희망자들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는 것도 인재의 다양성을 성숙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다. 스포츠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겠다는 꿈을 갖춘 학생들도 기업이 원하는 능력을 갖춘 전문가의 자질을 키우는 노력을 함께 보태야 할 것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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