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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운명의 일주일’… 선주·채권단·사채권자 ‘눈치게임’

현대상선 ‘운명의 일주일’… 선주·채권단·사채권자 ‘눈치게임’

기사승인 2016. 05.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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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시한이 일주일 가량 미뤄진 가운데 채권단을 중심으로 용선료 인하율을 평균 28.4%에서 조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용선료 협상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현대상선 회생에 대한 강한 의지를 직접 확인하겠다며 방한했던 해외 선주들은 채권단이 현대상선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 용선료 인하율을 낮추려 하는 등 협상 결정을 미룬채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17일 서면으로 부의한 7000억원 출자전환 안건을 24일 의결할 예정이다. 이날 의결되는 출자전환 또한 조건부 자율협약에 포함되기 때문에 용선료 인하 협상과 사채권자의 출자전환 동참 등 채무재조정, 글로벌 해운동맹 가입 등이 이행돼야 해당 출자전환안이 집행된다. 이 같은 조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 출자전환 집행 시기는 6월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해외 선주들은 출자전환시 산은 등 채권단이 현대상선의 대주주가 되는 만큼 대주주인 채권단으로부터 용선료 협상시 이익 보전 방안을 직접 확인받기 위해 방한했다. 채권단은 현대상선 회생 가능성에 대한 이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해외 선주들과의 단체 협상 전에 출자전환 안건을 부의했고 지난 18일 협상 테이블에도 직접 앉았다. 하지만 정작 현대상선 협상단과 채권단은 단체 협상 이후 이어가고 있는 개별협상에서도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선주들 입장에선 영국계 선사 조디악이 단체협상에 불참하면서 분담할 불이익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채권단 대표로 협상에 참여한 것에 대해서도 정부의 현대상선 회생 의지가 큰 만큼 용선료 인하율 등 협상 조건에 대해 완강한 자세로 버티고 있는 것이다.

이에 채권단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기존 20일께였던 용선료 협상 시한을 일단 미뤘지만 늦어도 오는 31일과 6월1일 예정된 현대상선 사채권자 집회 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협상단 및 채권단은 인하율을 조정하는 등 최종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지는 용선료 개별협상에도 실패할 경우 현대상선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게 된다. 이 경우 회사채와 상거래채무 등이 모두 동결되고 용선료도 일반 채권과 같은 비율로 탕감되는 등 선주 측도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된다. 협상단이 요구하는 용선료 인하율 28.4%(2771억원)보다 더 큰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돼도 현대상선은 운용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허리띠 조르기’를 이어나갈 수밖에 없다. 현대상선 부채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조8000억원으로 상반기 중 받을 현대증권 매각금(1조2500억원)의 4배에 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운업계에선 운용자금만 해도 한 달에 최소 3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며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법정관리 진행될 동안 회사를 운용할 자금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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