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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CEO열전]“친화력으로 승부”…성세환BNK금융회장의 ‘스킨십 경영’

[금융CEO열전]“친화력으로 승부”…성세환BNK금융회장의 ‘스킨십 경영’

기사승인 2016. 05.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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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지주-현황2
술 한잔에 힘겨워했던 대학생이 40년이 지난 지금, 폭탄주 10잔도 거뜬한 노련한 금융업계 전문경영인(CEO)로 성장했다. 누구와도 기분 좋게 한잔할 수 있는 ‘친화력’을 바탕으로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은 지역 금융의 한계를 넘어 전국구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성 회장은 1979년 1월, 부산 자갈치 시장 인근에 위치한 충무동 지점에서 은행원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20대 신입행원에게 매일 생선 비린내가 짙게 밴 돈을 수납하는 업무가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찌푸린 인상이 일상이 된 신입 행원은 어느 날 업무처리를 끝내고 나가면서 “돈에서 냄새가 많이 나서 미안하데이”라고 말하는 상인의 한 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고객에게 최선의 만족을 주진 못할 망정 부담을 줬다는 자책감 때문이다. 성 회장은 그동안 프로답지 못했던 점을 뉘우치며 즐기며 일을 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결심을 굳힌 뒤 성 회장은 180도 달라졌다. 자갈치 아지매들과 너스레를 떨 정도로 친해졌고, 그들이 은행에서 목돈을 불려 가게를 넓히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그 후 본부부서에서 머물면서 영업현장 오래 떠났던 성 회장은 2001년 부산 엄궁동지점의 영업점장으로 발탁되면서 본격적으로 장기를 살렸다. 현장 경험이 없었다는 우려가 무색하게 발령 된지 1년 만에 지점을 동일그룹의 1등으로 올려 놓았다. 이후 사상공단지점, 녹산공단지점 등 기업점포에서도 한 차례도 1등을 뺏긴 적이 없었다.

성 회장은 탁월한 영업력의 비결에 대해 “고객의 눈높이에서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상대방에게 자신을 온전히 맞춰 진정성이 전달될 때에야 고객으로 끌어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객만족은 무엇보다 임직원 스스로가 ‘일을 즐겨야 가능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2012년 3월 은행장이 되고나서 가장 먼저 한 일도 신입직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인 ‘생생토크’를 기획한 것이다. 성 회장은 이 자리에서 말춤을 추는 소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성 회장이 부임한 후 BNK금융의 외연은 두배로 커졌다. 총자산은 100조원을 넘어서 명실상부 국내 5대 금융지주로 우뚝 섰다.

부임 후 ‘무리한 인수’라는 우려 속에서 어렵게 사들인 경남은행도 안정세를 찾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당시 막대한 부실채권을 안고있었던 경남은행은 BNK금융에 편입된 후 경영 정상화에 매진해왔다. 이 같은 노력에 2014년 말 시중은행에서 가장 높았던 경남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1.75%)은 올해 1분기 말 1.09%까지 급감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 역시 같은 기간 12.74%에서 14.72%로 오르면서 은행권 평균치를 웃돌았다. 재무건전성 확보 노력에 힘입어 경남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14년 말 922억원에서 지난해 말 2105억원으로 2배 이상 상승했다.

다만 경남은행 인수 이듬해 편입된 BNK자산운용은 이렇다 할 성과를 못내고 있다. 지난해 6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BNK자산운용은 올 1분기에도 1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현재 성 회장은 BNK자산운용에 대해 부실채권(NPL)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윤곽이 나오지 않았다.

성 회장이 인수한 두 계열사가 상반된 성적을 보였지만, 그간 경영공로를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성 회장은 2020년까지 BNK금융을 총자산 140조원 규모의 아시아 40위 지주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의 목표가 순항하기 위해서는 BNK자산운용을 비롯한 비은행부문의 성장이 필수적이다. 성 회장의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성세환 회장 프로필

△1952년생 △배정고·동아대 경제학과 △부산은행 입행 △부산은행 엄궁동지점장 △부산은행 지역본부장 △부산은행 부행장 △BS금융지주 부사장 △BNK금융지주 회장·부산은행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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