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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주주 맞을 준비한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실패 시 주인은 ‘제3자’

새 대주주 맞을 준비한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실패 시 주인은 ‘제3자’

기사승인 2016. 05.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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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용선료 인하 협상
지난 18일 서울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 서관에서 용선료 인하 협상을 마친 김충현 현대상선 CFO와 마크 워커 미국 밀스타인 투자자문가가 건물을 나서고 있다.
현대상선 채권단이 7000억원 규모의 출자 전환 등 채무재조정 안건을 24일 통과시켰다. 이는 용선료 협상에 성공한다는 조건 아래 가결된 사안으로 이달 안에 계획대로 용선료를 조정한다면 현대상선의 대주주는 채권단으로 바뀐다. 이로써 현대그룹은 현대상선·현대증권 등 ‘효자’ 계열사가 모두 빠지게 되면서 규모가 대폭 축소될 예정이다. 그러나 용선료 협상에 실패할 시 현대그룹 뿐 아니라 국내 해운 및 수출입 업계에도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용선료 협상 실패 시 한국 해운 신뢰 추락 우려

이날 산업·하나·우리·국민·농협·신한·경남은행과 신용보증기금, 회사채안정화펀드 등 9곳으로 구성된 현대상선 채권 금융기관들은 7000억원의 출자전환 건을 가결시켰다. 이는 용선료 조정 및 사채권자들의 출자전환 동참이 이뤄졌을 때 시행하는 ‘조건부’ 안건이다. 따라서 모든 협상이 실패할 시 출자전환 및 자율협약도 무산되고 이는 현대상선의 법정관리로 직결된다.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우선 글로벌 해운동맹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정 노선을 공동 운항해 운영 효율을 높이는 동맹체는 해운사 운영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해운동맹에서 빠지게 되면 현대상선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영업을 사실상 접어야 하며 단거리 노선 위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

이어 대형 원양선사 하나가 사라지게 되면 부산항 등 연관 산업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원양선사 부재 시 해당 선사를 이용하던 화주들의 물량이 부산항을 건너뛰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한 피해액만 최대 약 20조원(166억3000만 달러)이며, 5446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 원양선사가 모두 없어졌을 때의 추산이지만 양대선사 중 하나가 없어져 적어도 이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피해가 나올 수 있다.

◇ 용선료 조정 시 연간 약 2800억 절감, 그룹 규모는 ↓

이달 안에 용선료를 조정하고 사채권자들이 출자전환에 참여하면 현대상선의 대주주는 채권단으로 바뀌고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현대아산 등만 남게 된다. 경영정상화 방안으로 현대증권도 최근 KB금융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향후 그룹 매출에서 약 10조원(지난해 현대상선과 현대증권 매출을 합한 기준)이 빠지게 되면서 그룹 규모도 현저히 쪼그라들 전망이다.

다만 계획대로 용선료를 28.4% 낮추면 지난해(9758억원) 기준 연간 2800억원은 아끼게 된다.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부회장은 “용선료 협상에 성공하면 일단 원양선사가 생존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용선료 협상에 실패해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된다면 한국 해운의 신뢰가 하락하고 원양선사로서의 역할도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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